김인규 사장은 임기 첫 날인 지난 24일 노조의 출근저지를 뚫고 취임식을 치렀다. 그는 두 번의 출근 시도 끝에 가까스로 본관에 진입했다. ‘총파업 투쟁’을 예고한 노조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조합원 총회를 열고 출근저지투쟁에 돌입했다.
김인규 사장의 1차 출근시도는 무산됐다. 김 사장은 오전 9시 50분께 본관 진입을 시도했지만, 출근저지에 나선 200여명의 조합원에 가로막혀 10여분 만에 발걸음을 돌렸다. KBS 청원경찰 100여명이 김 사장을 호위하며 조합원들과 몸싸움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허를 찔린 조합원들은 본관 출입구로 달려갔지만, 사측은 철제셔터를 내려 건물 진입을 막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건물로 들어가려는 조합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청원경찰들 간에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김인규 사장의 취임식은 ‘MB특보 물러가라’는 조합원들의 야유 속에 파행으로 치러졌다. 본관에 진입한 노조원 80여명은 행사장인 TV공개홀 조명을 끄고 사내 중계를 차단하며 저항했지만, 사측은 비상등을 켜면서 취임식을 강행했다.
KBS노조는 김인규 사장의 출근저지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며, 오는 26일부터 내달 2일까지 ‘MB특보 김인규 퇴진 및 방송장악 분쇄’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인다. 노조는 투표가 끝나는 대로 내달 3일 출정식을 열고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앞서 KBS이사회(이사장 손병두)는 지난 19일 면접을 통해 김인규 씨를 최종 사장후보로 선정했다. 당일 오전까지 이병순 사장의 연임이 우세한 것으로 점쳐졌지만, 투표 결과 여당쪽 이사 6명이 김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청와대 낙점’ 논란이 재연됐다.
김영호 진홍순 고영신 이창현 등 야당 쪽 이사 4명은 지난 24일 성명을 내 “특보 출신 김인규 사장이 KBS가 표방하는 ‘공정·공익’을 훼손하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며 김 사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미디어행동,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PD연합회 등의 시민사회단체도 각각 성명을 내 “‘MB특보’ 출신 김인규 사장은 스스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