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6·29선언도 노태우 결단으로 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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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6·29선언도 노태우 결단으로 미화”
KBS기협 1987년 리포트 추가공개 … "전두환 미화 → 정권 재창출 전력"
  • 김도영 기자
  • 승인 2009.11.30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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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7월 1일 김인규 기자의 리포트 화면 ⓒKBS기자협회

김인규 KBS 사장이 1980년대 군부독재를 찬양한 리포트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KBS기자협회(회장 김진우)가 30일 3차 내용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리포트는 1987년 6월 29일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받아들인 이른바 ‘6·29 선언’ 직후 방송된 내용이다.

6·29 선언은 6·10 민주항쟁으로 촉발된 국민들의 강력한 민주화 요구에 대한 전두환 군사 독재정권의 ‘굴복’이었지만, 김인규 기자는 이를 노태우 대표의 ‘개인적 결단’으로 미화하며 ‘그들만의’ 정권 재창출에 힘을 실었다.

▲ 1987년 7월 1일 김인규 기자의 리포트 화면 ⓒKBS기자협회
김인규 기자는 6월 29일 9시 뉴스에서 노태우의 6.29 선언을 “어려운 국면에 처한 현 시국을 타개하겠다는 그러한 결연한 의지”, “이기고 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 “정국수습에 관한 문제는 자신이 책임을 지고 풀어나가겠다는 그러한 결심”이라며 그의 개인적인 결단으로 평가했다.

노태우 대표가 6·29 선언 이후 민정당 당사를 찾아 소감을 밝힌 내용을 보도한 1987년 7월 1일 김인규 기자의 리포트를 보면 단순한 리포트라고 보기 어렵다. 그는 “노 대표가 자신의 건의를 대통령이 전적으로 수용한 것에 대해 무어라 감사의 마음을 표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대통령의 담화내용은 대통령의 애국충정과 민주발전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어 감명스러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김인규 기자는 “(노태우 대표는) 특별 담화 내용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일일이 메모하고 담화발표가 끝나자 상기된 표정으로 취재기자와 주위 사람에게 다함께 박수를 치자면서 오랜만에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다”고 보도했다. 결국 6·29 선언을 통한 대통령 직선제 수용은 전두환·노태우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결단’이라는 설명이다.

KBS기자협회는 “87년 7월 1일 리포트는 카메라샷, 선택된 어휘 등등 조선중앙TV가 위협을 받을 정도”라며 “6·29 선언과 관련된 김인규의 리포트 중 가장 한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협은 “김인규는 민정당을 출입하면서 전두환을 미화하는 최전선에서 일하고, 6월 항쟁 이후에는 노태우로 대표되는 차기 정권 재창출에 전력했다”고 덧붙였다.

1987년 7월 1일 리포트 전문

앵커: 시국수습방안을 내놓은 노태우 민정당 대표위원은 오늘 대통령이 자신의 건의를 받아들인다고 밝힘에 따라서 이틀만에 중앙당사에 나와서 자신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김인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김인규: 노태우 민정당 대표위원은 오늘 오전 연희동 자택에서 전두환 대통령의 시국수습안에 대한 특별담화를 텔레비전을 통해서 시청한 뒤 자신의 건의를 대통령이 전적으로 수용하고 뜻을 같이 해 준데 대해 무어라 감사의 마음을 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고 대통령의 담화내용은 대통령의 애국충정과 민주발전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어 감명스러웠다고 밝혔습니다. 노태우 대표는 텔레비전을 시청하면서 특별 담화 내용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일일이 메모하고 담화발표가 끝나자 상기된 표정으로 취재기자와 주위 사람에게 다함께 박수를 치자면서 오랜만에 활짝 웃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노대표는 이어 지난 29일 특별선언을 한 이후 처음으로 중앙당사에 도착했는데 중앙당직자와 소속의원 사무처 직원 등 200여 명으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자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함께 기쁨을 나눴습니다. 노대표는 당사 본관 1층에 있는 총무국을 빙 둘러선 당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자신은 그동안 당이 무엇을 원하고 있었는지를 잘 알고 있었으며 이제 모두가 하나가 돼 최선을 다해 나가자고 격려한 뒤 대표위원실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심경을 밝혔습니다.

노태우(녹취): 다같이 텔레비에 보셨겠습니다만 대통령 각하의 그야말로 애국충정과 또 민주 발전에 대한 그 굳은 의지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

김인규: 노태우 대표위원은 또 이제는 야당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민이 원하는 열매를 하나하나 맺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어느 누구의 반대도 없이 그 열매를 맺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리포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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