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자 중심 방송으로 일대 변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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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덕훈 EBS교육방송공사 사장

EBS는 ‘교육방송’과 ‘지식채널’이라는 두 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전자가 수능강의 등 입시위주의 방송이라면, 후자는 〈지식채널 e〉, 〈다큐 프라임〉, 〈스페이스 공감〉 등의 교양 프로그램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1월 27일 저녁에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EBS를 완전히 탈바꿈시켜 일류 학원을 가는 것과 똑같은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EBS의 학원 방송화 선언이다. EBS는 ‘지식채널’의 타이틀을 버려야만 하는 것일까. 같은 날 오전 서울 도곡동 EBS 사옥에서 곽덕훈 EBS 신임 사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 곽덕훈 EBS 사장 ⓒEBS
- EBS가 ‘학원방송’으로 궤도 수정을 한다는 우려가 높다.
“결코 그렇지 않다. EBS가 나가야 할 두 축은 방송법에도 명시돼 있듯이 학교교육 보완과 평생교육 지원이다. 이 가운데서 학교교육 부문의 콘텐츠와 서비스가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보강하겠다는 것이다. 평생교육 분야가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학교교육 보완은 수요자 중심 서비스로 전환하겠다는 일대변혁을 준비하고 있다. 시청자게시판 ‘사장과의 대화’를 통해서 많은 정보를 수요자로부터 직접 받고 있다.”

- 최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이 EBS를 방문해 수능 강화를 주문했다. 월권인가.
“EBS 관리감독기관이 방송통신위원회다. 교과부가 방송에 대해 이야기 하면 그게 월권 아니겠는가. 교과부로부터는 수능·영어 등과 관련해 특별교부금을 248억 원을 받고 있다. 충분히 주장을 할 만하다. 다만 2500원 수신료 가운데 70원 밖에 받지 못하고, 공적자금을 30% 밖에 받지 못하는 우리 사정을 얘기하면서 ‘돈 좀 더 달라’고 말했다.”

- 학교교육 보완의 구체적인 강화방안은 무엇인가.
“조직 재구조화를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교육연구소를 확대해 전문 연구 인력 강화 등 R&D(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하고, 고교 내신 수능 프로그램 및 초·중학 교육 콘텐츠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학교교육기획팀 신설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콘텐츠 매니저 및 입시평가 전문가 등 인력 신규 채용 △교육청과 연계한 5대 도시 현장 거점 센터 확보 △교사 연수 시 EBS 프로그램 활용 △수능 출제 연계 강화 등을 추진할 것이다.”

- 그렇다면 개편에서 지상파 EBS-TV에 학습 프로그램이 대폭 편성되나.
“(개편에 관해서는) 편성센터장에게 일임했다. 한 달 밖에 안 된 사람이 이거 해라 할 수는 없다. 다만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 지는 보자고 했다. 학생들이 없는 오전에는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학교에서 돌아오는 오후 시간대에 학생 집중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등 수요자의 라이프 사이클 패턴에 맞게 편성하자고 했다.”

- 어린이·다큐 분야 등 EBS 강점분야는 어떻게 발전시키나.
“지상파 TV는 학력보완, 인문교양, 문화예술 등 8개 영역으로 분류돼 있다. 특히 학부모 대상 진로교육 등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사전 파일럿 제작 중인 어린이 프로그램이 5개 정도 있는데, 제2의 ‘뿡뿡이’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다큐 프라임〉의 시청자 반응과 대외 수상실적은 눈부신데,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만큼 고도의 교육성 높은 다큐멘터리에 집중할 것이다.”

- 다큐의 지적재산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EBS가 해야 할 큰 역할은 우리 아이들의 창의성을 키우는 일이다. 수능방송은 사교육 경감이라는 단기적인 의제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유아 초등, 과정 중에서 EBS의 좋은 비디오 클립을 학교 교육과 연계하도록 해야 한다. 디스커버리 채널, 영국의 ITN, BBC 같은 방송사의 비디오 클립 뱅크는 정말 대단힌다. EBS 보유 자료를 지적 재산화하고, 오픈마켓플레이스를 통해 마케팅 하려고 한다.”

- 국제행사도 기획하고 있나.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와 연계한 국제컨퍼런스를 하고 싶다. 해외 사례를 통해 비디오 클립을 어떻게 교육에 활용하는지 연구해 볼 생각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있을 당시에도 컨퍼런스를 유치했는데, 유료로 해서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등 많은 나라에서 방문했다. 엊그제 LA 파견자에도 최근 중남미 시장을 개척하라고 지시했다. 외국의 유수 방송·디지털 미디어 기관과도 MOU를 체결해서, 정보파악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 앞으로 EBS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취임하면서 직원들에게 얘기했다. ‘나는 3년짜리 계약직이다. 여러분들이 EBS를 어떻게 발전시켜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방송, 통신, 교육에서 10년 앞을 바라보고 살았다고 자평한다. 방송통신대학 교수부터 E-러닝 표준화위원장, KERIS 원장, 이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면서 EBS에서 유종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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