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smark0|다가오는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창인 3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촬영에 몰두하고 있는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 촬영팀을 찾았다. |contsmark1| |contsmark2| |contsmark3|촬영 장소는 경복궁. 색색의 단청과 날아갈 듯 한 기와지붕 사이로 이미 김재형 pd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contsmark4| |contsmark5| |contsmark6|“레디고!” |contsmark7|윤임과 김안로가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다. 그러나 곧 ng. 두 사람의 걸음이 잘 맞지 않았기 때문. “다시 한번!” 이라는 외침과 함께 시작된 두 번째 촬영 역시 ng. 이번에는 경복궁에 관광 온 외국인들의 목소리가 문제였다. 그들에게 조용히 해 줄 것을 요청한 뒤 다시 시도 이 장면만 두 세 번 더 촬영한 후에야 비로소 오케이 사인이 떨어진다. |contsmark8| |contsmark9| |contsmark10|현대물과는 다르게 이런 사극에서는 예기치 못한 ng가 많은데 한번은 창빈과 희빈의 대화를 촬영하는 중 소화기가 카메라에 잡혀 ng가 나기도 했다. |contsmark11| |contsmark12| |contsmark13|그렇기 때문에 pd를 비롯한 모든 스텝들은 사극에 등장해서는 안될 물건들이 있는 것은 아닌지 촬영 전 꼼꼼히 살핀다. 이 밖에도 사극은 다른 어려움이 많다는데. |contsmark14| |contsmark15| |contsmark16|“촬영 장소가 경복궁, 덕수궁, 민속촌 등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장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지”라고 사극제작의 어려움을 얘기하는 김재형 pd는 “이번에 경복궁 근정전이 공사중이라 대신 강령전에서 촬영해야 한다”며 안타까워한다. |contsmark17| |contsmark18| |contsmark19|다시 시작된 촬영. 스텝들은 꽁꽁 언 발을 녹이랴, 카메라 및 장비들을 설치하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김감독은 담배꽁초를 버릴 쓰레기통까지 따로 만들어 들고 다니게 한다. 촬영 중에 경복궁을 조금이라도 더럽힐까 염려하는 마음이다. |contsmark20| |contsmark21| |contsmark22|김 pd의 큰 목소리는 <여인천하>촬영현장에서도 마찬가진데, 김안로의 표정연기가 좋았다며 필요 이상의(?) 큰 소리로 “very nice”를 외치기도 하고, 대사를 제대로 따지 못한 마이크 스텝은 더 크고 호되게 혼을 내기도 한다. |contsmark23| |contsmark24| |contsmark25|어느덧 촬영시작 대여섯 시간이 흘렀다. 오후 2시가 다 된 시간, 스텝들은 오늘밤 강행군을 위해 그때서야 겨우 잠시 동안의 점심식사 시간을 가진다. 한 스텝의 외침. “와! 열 다섯 시간만의 식사다!” |contsmark26| |contsmark27| |contsmark28|“단 며칠 안에 ‘대하사극’을 뚝딱 만들어 내야 하는 우리 나라의 제작 현실의 문제”라며 한탄하는 김 pd의 말이 한편으로 마음을 씁쓸하게 한다. |contsmark29| |contsmark30| |contsmark31|방송 3사에서 사극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는 이 때에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게 하는 sbs 대하사극 <여인천하>. “우리 역사에 대한 재미와 자긍심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획의도로 밝히는 김재형 pd 외 연기자, 스텝들이 앞으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자못 궁금하다. |contsmark32| |contsmark33| |contsmark34|또한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는 김 pd의 말과 같이 이 참신한 기획을 성숙된 눈으로 바라봐줄 시청자들의 관심 또한 기대된다. |contsmark35||contsmark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