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노래, 음악 내겐 모두 소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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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BS FM ‘세계음악기행’ DJ 루시드폴

루시드 폴은 올해 초 학업 중단을 선언하고, 음악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위스 로잔공대에서 쓴 박사논문이 세계적 화학잡지 미국 화학저널(JACS), 네이처 케미스트리지(誌)에 실리는 등 그의 학문적 성과를 아쉬워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는 미련 없이 돌아섰다.

▲ EBS <세계음악기행> DJ 루시드 폴 ⓒ안테나뮤직
지난 8월부터 DJ를 맡고 있는 EBS FM 〈세계음악기행〉(연출 방성영, 오후 3시) 역시 그의 음악작업의 연장선상이다. 그에게 휴식이 되기도, 때론 새 노래의 영감을 찾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평소 70~80% 정도 제3세계 음악을 들을 정도로 애호가인 그는 프로그램을 즐겁게 수락했지만, 쉽지는 않다는 눈치다.

“처음엔 제 목소리가 낮방송에 맞지 않는 게 아닐까 고민도 자학도(!) 많이 했었어요.(웃음) 매일매일 모니터 하면서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심지어 방송 중에 침은 어떻게 삼켜야 하며 숨은 언제 쉬어야 하는지 많이 고민했어요.”

새삼 DJ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분들이 존경스럽다는 그는 “작업하면서, 녹음하면서 사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함께 해주시는 청취자분들의 사연이나 응원에 많이 힘을 낸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Cartola, Chico Buarque, Antonio Carlos Jobim 등의 브라질 뮤지션을 우상으로 꼽는 그는 “우리는 FM은 물론 비영미권 음악들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한정되어 있다”면서 “제가 듣고 감동받은 노래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그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라며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귀국한 직후 그가 올 봄부터 음악에 매달려 최근 발매한 4번째 정규 음반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은 발매 2일 만에 주요 음반 판매 차트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했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에서 타이틀과 콘셉트를 따 온 이번 앨범에 대해 그는 “레 미제라블이란 타이틀을 이미 마음속에 정해뒀다”면서 “마음먹은 것처럼, 여러 ‘사람들’ 특히 평범하지만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에 대해 좀 더 진심으로 써보고 싶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루시드 폴은 그의 프로그램과 음악에 빗대 다양함의 아름다움에 대해 역설했다. “유명한 것, 유명한 사람, 유명한 노래, 1등만 존중받을 만한 것이 아녜요. 가려져있고 잘 안 알려진 것들, 사람, 노래, 음악들도 모두 소중하죠. 그리고 참 많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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