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불출마 사태, 오히려 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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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심석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

제11대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에 심석태 현 본부장이 당선됐다. 심석태 본부장은 지난 16~18일 사흘간 치러진 선거에서 96.2%의 찬성률로 차기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에 재당선됐다. 심 위원장은 SBS지부장 선출에서도 98.4%의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함께 진행된 뉴스텍지부장과 아트텍지부장 선거에서도 김균종 현 지부장과 김금봉 현 지부장이 각각 재당선됨에 따라 결국 SBS본부 위원장 3인이 모두 연임하게 됐다.

이번 SBS본부 선거는 후보자 불출마 사태로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후보 재등록, 기간 연장 등 난항을 거듭한 끝에 지난 9일 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들이 현 집행부의 연임을 강하게 촉구하면서 전 집행부 유임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심 본부장은 “현재 노사 간 대결 국면을 성공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선 현 집행부 체제로 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심석태 전국언론노조 SBS본부장 ⓒPD저널
“다른 후보들이 출마하지 않은 게 조합을 포기하자거나 누군가 잘 알아서 하겠지 하고 피한 결과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현재의 싸움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내부적으로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 그만큼 우리 과제가 간단치 않았다는 것을 이해해줬으면 한다.”

그는 “노조 창립 이후 후보자 불출마 사태가 처음인데, 우리 조합에 오히려 약이 됐다고 본다”면서 “노조가 저절로 있는 게 아니라 희생과 참여와 노력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조합원들이 다시금 인식했다. 다음 집행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에 관한 진지한 고민들이 장기적인 싸움을 위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지한 고민의 결과는 높은 투표율에서도 나타났다. 이번 SBS본부 선거 투표율은 85.9%로 2년 전 선거 당시에 비해 10%p 가까이 올랐다. 특히 뉴스텍과 아트텍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던 SBS 본사 투표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심 본부장은 “SBS 구성원들이 지주회사 문제에 대해 보다 훨씬 강한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경제 위기 상황에서 회사가 어떤 형태로든 제작비를 깎고 돈 안 되는 공익적 프로그램은 가차 없이 폐지하는 것을 보면서 상대적으로 느긋했던 본사 구성원들이 이대로 가면 거덜 나겠구나 뼈저리게 자각했다고 생각한다. KBS나 YTN 이런 정치권력과의 문제와 달리 자본권력과 싸우는 SBS는 시민사회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있다. 때문에 우리가 먼저 문제제기를 하고 앞장서야 한다는 것을 SBS 구성원들이 명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SBS본부는 내년 SBS 창사 20주년을 앞두고 △SBS의 독립·책임 경영 약속 이행 △대주주 전횡 방지 방안 제도화 등을 뼈대로 한 ‘SBS 정상화를 위한 4대 개혁 과제’를 발표했다. 심 본부장은 “SBS가 사회적 책무를 가진 언론사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명분이자 가치”라며 “4대 개혁 과제는 이를 위한 물적 토대이다. 자본으로부터의 전횡을 막아내고, 제작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 그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과제를 한 큐에 하긴 힘들겠지만, 궤도가 잘 깔려야 기차가 제대로 가듯이 뒤에 어떤 집행부가 오더라도 그대로 갈 수 있게 레일을 까는 일에 집중하려 한다”며 “가닥을 잡고 물꼬를 트면 임기 2년을 채우지 않고 다음 집행부에게 넘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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