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지각변동은 없었다. KBS 〈해피선데이〉 ‘1박2일’과 〈개그콘서트〉는 여전히 강했고, MBC 〈무한도전〉은 독보적이었다. 그리고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는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강자는 언제나 강하고, 약자는 한없이 약한, 양극화가 뚜렷했던 2009년. 약간 지루하게까지 느껴지던 승자독식 구조에 자극을 준 것은 다름 아닌 케이블TV였다. 케이블TV는 〈슈퍼스타K〉, 〈재밌는TV 롤러코스터〉 등 잇따라 ‘대박’ 작품을 내놓으며 지상파 못지않은 영향력을 과시했다. ‘케이블=저질’이라는 오랜 선입견을 깬 것이 무엇보다 큰 성과였다.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과연 지금의 탄력을 2010년, 그리고 그 이후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더 크고 화려해져서 돌아올 〈슈퍼스타K〉의 성패가 그 가능성을 말해줄 것이다.

일부 스타들의 하차 및 복귀 소식도 관심을 모은다. 먼저 들려온 것은 KBS 〈천하무적 토요일〉 ‘천하무적 야구단’의 감독 김C의 하차 소식이다. 김C의 부재는 생각만으로도 부담스러운 요소로, 그만큼 그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과연 ‘천하무적 야구단’이 김C의 공백을 극복하고 지금처럼 멋진 선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면 〈해피선데이〉 ‘1박2일’은 지난 27일 김종민의 복귀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무한도전〉도 내년 초 하하의 복귀를 앞두고 있다. 특히 ‘1박2일’은 시청률이 전주 대비 3%가량 수직상승하며, 김종민의 복귀 결정이 ‘정에 이끌린’ 패착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김종민과 하하가 2년여의 공백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달라진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도 없지 않지만, 이들의 복귀가 반가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이란 기대감 역시 크다.
김종민까지 가세하며 한층 강해진 ‘1박2일’과 달리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는 근심이 가득하다. 지난 상반기 이후 하향세가 뚜렷한 가운데, 1월 유재석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프로그램 폐지설까지 떠돌고 있으며, 지난 27일 방송분 시청률은 처음으로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에 뒤지는 결과를 낳았다. 위기의식이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도, 피할 곳도 없는 〈일밤〉과 김영희 PD가 과연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 그리고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일밤〉의 운명을 결정할 2010년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