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기름유출’ 뉴스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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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기름유출’ 뉴스가 사라졌다
주요언론 대부분 침묵 … KBS·MBC·SBS 방송뉴스 전무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0.01.08 14:21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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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월 8일자 12면.
한겨레 1월 4일자 12면.

서해안에서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다. 2년전 태안 앞바다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12월 21일 충남 서산시 대산항 현대오일뱅크 공장 앞바다에서 5900 리터의 벙커C유가 유출됐다.

하지만 의외로 이 사고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몇몇 신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은 이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KBS, MBC, SBS 등 지상파방송 뉴스는 한결같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지난해 사고 당일 <연합뉴스>는 “800리터 가량의 기름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해경은 해상에 떠있는 기름을 모두 수거했고, 이번 사고로 어민들이나 양식장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다른 언론은 잠잠했다.

▲ 한겨레 1월 4일자 12면.
하지만 유출된 기름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고, 현대오일뱅크와 유조선이 사건을 은폐하려다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에 <한겨레>는 사건 발생 2주 만인 지난 4일 사회면 톱기사로 기름유출 사건을 처음 보도했다.

<내일신문>은 6일자 지방자치면 톱기사에서 “현대오일뱅크와 유조선 측이 사고사실을 숨기려다 피해규모가 커지자 어쩔 수없이 관계당국에 사실을 통보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안해안경찰청의 7일 발표에 따르면 유출된 기름이 당초 추산양의 6배가 넘는 5900리터인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했고, 현대오일뱅크와 유조선의 과실도 드러났지만 이날 KBS, MBC, SBS 등 방송뉴스에 이 소식은 보도되지 않았다.

▲ 경향신문 1월 8일자 12면.
이튿날 주요 전국일간지 가운데 서해안 기름유출을 보도한 신문도 손에 꼽혔다. <경향신문>은 사회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고, <동아일보>와 <한겨레>는 충청 지역면에 이 소식을 전했다. 서해안에 기름이 유출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언론이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더구나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는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07년 발생한 태안기름유출사고 당시 원유의 소유주였다. 현대오일뱅크는 2년 만에 관리·감독 등 안전수칙 준수를 소홀히 해 또다시 기름유출사건을 자초했고, 사건을 축소·은폐하려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가뜩이나 추운 날씨에 방제작업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언론의 외면 속에 서산 기름유출사고는 묻히고 있다.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특정 세력의 ‘언론플레이’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언론은 왜 이번 사고에 침묵할까. 그 이유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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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3 15:35:55
참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어촌에 살고 계신분들을 기름에 파뭍어버리고 싶으셨나요.

미친거 2010-01-13 12:35:00
완전 대박 조작이구만...
속보로 터져도 터졌어야할 큰사건인데...
수습할생각보다 덮어두기에 급급하냐..
완전 쓰레기구만..

ㅉㅉ 2010-01-12 20:47:12
점점 모든게 못미더워질뿐이다..

gg 2010-01-12 01:09:36
나 지금 알았다..언론 장악이 무섭긴 무섭구나

기가막히네요. 2010-01-11 11:19:30
이제 조금 어이가 없는 걸 떠나 기가 막힐정도로 참.. 순위조작까지 하고.
이제 사과를 하기는 커녕 도리어 은폐하려 드니깐 우리나라가 점점 악질이 되가는 것입니다.
언제 어느 세월에 그 많은 기름을 마을사람들끼리 없앨 수 있나,
차라리 알려서 봉사활동사람들이 도우러가면 훨씬 피해가 감소될텐데 무조건 책임회피하려고 하니 이렇게 늦어지고 피해가 늘어나고 있죠, 차라리 당당하게 밝혀서 피해라도 줄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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