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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드 난민과 똘레랑스

|contsmark0|프랑스혁명정신은 자유, 평등, 박애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해 프랑스를 상징하는 정신으로 똘레랑스라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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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불어사전에서 똘레랑스(tolerance)를 찾으면 용인, 인정, 허용, 이해, 자유, 관용 등의 여러 뜻이 있지만 우리가 이해하기에 가장 적합한 의미는 포용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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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다시 말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위해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좀 참고 양보하여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 똘레랑스가 아닌가 싶다. 최근 프랑스에 이 똘레랑스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준 사건이 발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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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지난 2월17일 새벽! 남불 칸느옆에 있는 불로리 해안에 캄보디아 선적 대형화물선이 좌초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배가 육지에서 20여미터 떨어진 얕으막한 바위에 걸터 앉아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 화물선 지하 창고에는 물건은 하나도 없는 대신 사람 900여명이 발디딜 틈도 없이 빽빽이 들어앉아 있었다. 이들이 바로 중동에서 불법으로 유럽에 오고자 한 쿠르드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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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이들 900여명 모두가 이라크북부 모술지방에서 탈출한 쿠르드인들인데 이들은 이라크에서 터키를 거쳐 시리아해안에서 배를 탄지 일주일만에 프랑스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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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그리고 이들이 프랑스까지 오게 된 데에는 쿠르드인들로부터 돈을 받고 유럽까지 데려다 주는 불법국제조직(일명 쿠르드마피아)이 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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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이들 쿠르드인들이 국제조직에 내는 돈이 1인당 3000달러라고 하니 이번 장사는 우리돈으로 약 35억짜리 장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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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그리고 이들 쿠르드인들은 유럽에 오는 줄은 알았어도 그 장소가 프랑스인줄은 모르고 있었다. 쿠르드인들을 발견한 프랑스정부는 난감한 입장에 빠졌다. 쿠르드인들을 상륙시킬 수도 없고 그렇다고 공해상으로 빼낼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선장과 선원들은 화물선이 좌초하자마자 조그만 배를 타고 이미 사라져버린 뒤라 책임을 물을 사람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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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4|고민을 거듭한 조스팽정부는 이날 오후 늦게 배가 좌초한 이상 이들 쿠르드인은 난민이고 난민인 이상 인도주의 입장에서 구조하는 게 마땅하다는 논리를 내세워 이들을 일단 모두 상륙시켜 인근 군부대에 수용한다. 그리고 춥고 배고픔에 지쳐있는 이들의 구조가 바로 프랑스정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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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조스팽정부는 이런 어정쩡한 상태로 이틀이나 보냈는데 그것은 민심을 파악하기 위한 의도적 조치였음이 나중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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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바로 이 사이 조스팽정부는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프랑스국민 80%가 이들을 받아들이는데 찬성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프랑스정부는 난민의 지위를 규정한 제네바조약에 따라 원하는 사람에 한해 망명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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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3|이에 700여명이 망명신청을 하였으며 200여명은 망명신청을 하지 않았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망명신청을 하지 않은 200여명 모두를 즉시 석방하였는데 이들은 불법체류자 신분이 되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로 바람처럼 스며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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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6|그리고 망명신청을 한 700여명도 14일 이상을 특정장소에 감금할 수 없다는 제네바조약에 따라 이들 모두를 군부대에서 석방하여 20여개 시민단체가 돌보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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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이후 프랑스정부는 이들 쿠르드인들에게 심사가 끝날 때까지 1인당 하루 90프랑(우리 돈 18,000원)을 생활비로 보조해주고 있다. 이들에게 생활비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 쿠르드인과 시민단체사이에 의사소통이 전혀 안되므로 쿠르드어통역도 구했는데 그 비용도 정부에서 주기로 하였다. 그렇다고 이들 망명신청자들이 적십자사를 비롯한 시민단체에 의무적으로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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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2|그들이 떠나던 머물던 그것은 완전한 자유이다. 현재 망명을 신청한 이들 쿠르드인들은 1개월짜리 임시체류증을 발급받아 있는 상태다. 그러나 망명심사는 몇 달이 걸릴 예정이고 그때마다 임시체류증이 발급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프랑스정부의 이들에 대한 공식입장은 서류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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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45|그러나 대부분의 파리지엔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망명이 받아들여져 이들이 결국 프랑스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똘레랑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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