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을 진화시키는 ‘140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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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지난 1월 31일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노회찬 대표(@hcroh)는 정치권의 대표적인 ‘트위터리언’(Twwitterian: 트위터 사용자)이다. 왼손과 오른손에 각각 사과(애플사의 아이폰)와 포도(블랙베리)를 든 ‘좌사우포’의 트위터리언인 노 대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틈 날 때마다 2만여명의 팔로어(follower: 등록친구)들과 대화를 나눈다.

▲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PD저널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당시 “50년 된 불판을 갈자”는 말로 대중의 마음을 한 순간에 사로잡았던 노 대표는 정치인 가운데서도 유명인사다. 그만큼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대중과 접촉할 기회가 많고 언론에서도 그를 자주 찾는다. 결국 그에게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는 정치인으로서 대중과 접촉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도구인 게 아닐까.

하지만 노 대표는 지난 1월 29일 <PD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은 질문에 “‘또 하나’가 아닌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하며 지난 1월 14일 트위터를 통해 그가 직접 중계했던 신년 기자회견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인터넷 접속은 국민의 기본권으로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했더니 이를 (트위터를 통해) 본 전문가가 연락을 해왔고, 이후 만나 3시간 동안 함께 얘기를 나누며 공부를 했어요. 트위터를 하지 않고 이런 분을 만나려면 상호적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데, 온라인에서의 소통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에서의 접촉으로 이어지는 거죠. 상호 소통이 아닌 다른 식으로는 이뤄지기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에서만 13만명과 친구를 맺었다. 경쟁자였던 매케인은 5000명 수준이었다. 오바마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지지기반을 다지고 그들을 통해 자신의 정책을 알렸으며, 선거자금까지 모았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미 출마를 선언한 노 대표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한 네트워크 효과를 노리고 있진 않을까.

노 대표는 “소수정당인 진보신당을 알리는 데 유용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운동이 어떤 양상으로 갈지는 좀 더 봐야겠지만, 정치적 캠페인을 직접 하기보다는 평소의 고민과 하고 있는 일들을 트위터를 통해 노출시키고 이에 대한 공감과 참여를 만들어내면서 자연스럽게 생활정치의 활성화와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SNS와 선거가 연결되는 첫 과정이 6월 지방선거라면 스마트폰 보급률과 무선인터넷 사용률이 증가할 2012년 대선은 절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스마트폰과 결합한 소셜 미디어의 활성화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물론 정치인들이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가치관 역시 바꾸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명함에 핸드폰 번호를 적는 정치인은 극히 일부잖아요. 하지만 트위터를 통해선 정치인의 허락 없이도 국민들이 직접 어떤 사안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죠. 또 그에 대해 그 정치인이 대답을 하는지, 했다면 어떤 내용으로 했는지를 보면서 사람들은 그가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생각 등에 대한 평가를 하게 됩니다.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밖에 없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정치인도, 한국의 정치도 ‘진화’하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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