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발언 ‘마사지’ 靑홍보라인 개편 요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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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발언 ‘마사지’ 靑홍보라인 개편 요구 높아
잇단 ‘허위 브리핑’ 논란…“국민 모르는 언론왜곡 더 있을 수도”
  • 김세옥 기자
  • 승인 2010.02.0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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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영국 BBC 방송 회견 내용 중 남북정상회담 관련 발언을 ‘마사지’하며 왜곡 전달한 청와대 홍보라인에 대한 개편 요구가 높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1월 28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이뤄진 이 대통령의 BBC 회견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다음날인 29일 오전 기자들에게 배포하면서 이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상황이면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저녁 KBS가 BBC로부터 이 대통령의 회견 영상을 건네받아 확인한 결과 이 대통령의 실제 발언은 “조만간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은혜 대변인은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는 지난 1월 31일 즉각 “사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동관 홍보수석은 “자칫하면 지금 뭔가 진행돼서 곧 정상회담이 될 것 같다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마사지’를 하다 보니 그런 일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야당들은 대통령의 공식 회견까지 변조한 데서 청와대의 잘못된 ‘언론관’을 읽을 수 있다며 이동관 수석, 김은혜 대변인 등 홍보라인의 전면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허위 브리핑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탓이다.

실제로 청와대 대변인실은 지난 2008년 8월 한미 정상회담 관련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독도’ 관련 발언을 사실과 다르게 부풀려 브리핑해 논란을 불렀으며, 지난해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치 관련 대통령 기자회견에선 정상회의 외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언론을 통제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참여정부 시절 춘추관장을 지낸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 1일 “청와대 입맛대로 대통령 발언을 조작해 국민을 우롱해 놓고 유감 표시로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태도에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연이은 청와대의 언론조작을 보며 그간 국민이 모르고 넘어갔을 언론 왜곡이 비일비재한 건 아닌지 끔찍한 상상이 든다”며 이동관 수석을 비롯한 홍보라인의 사퇴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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