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제/작/기 MBC 자연다큐멘터리 3월 23일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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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양의 독특한 생태, 진기한 모습 조명

|contsmark0|지난해 12월 답사를 겸한 1주간의 첫 산 생활에서 내가 본 것은 고작 하늘을 나는 독수리와 까마귀 몇 마리가 전부였다. 야생 포유류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의 어려움이 실감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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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과연 이게 프로그램이 될까? 다람쥐 한 마리라도 일부러 보려면 쉽지 않은데 하물며 dmz의 야생동물이 카메라에 잡히기는 할까?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아니면 통째로 바꾸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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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발목까지 빠지는 눈 속을 헤치며 고뇌 속에 돌아본 백두대간의 장관은 일순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리곤 망설임 없이 프로그램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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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지난해 야생동물 촬영에 필수적인 눈이 내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제작팀은 올해는 눈사태처럼 쏟아지는 눈 덕분에 원하는 그림들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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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출발은 순조로웠지만 그 길은 멀고 험했다. 오죽하면 이런 생각을 했을까. 통일 후에 이 도로를 지프 투어코스로 개발하면 괜찮을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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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그런데 그때였다. 흰 눈 덮인 철책의 능선이 하도 아름다워 풍경 촬영을 마치고 카메라를 걷으려고 할 순간 비탈진 능선의 위, 아래에서 뭔가 뛰어드는 것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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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산양 두 마리였다. 그것도 근접거리인 불과 20미터. 그 당시 주위를 감싸던 기운의 흐름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감동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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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그리고 이때 촬영한 산양의 역동적인 화면은 살아있는 최고의 모습, 그 기품과 우아함, 역동적인 힘 그리고 산양의 신비나 생태에 관한 영상 리포트는 한국 방송사상 처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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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4|이 과정에서 문제도 적지 않았다. 특히 강추위에 얼어붙은 카메라. 그 중에서 가장 힘든 건 미속 촬영이었다. 생명력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필요했던 10초의 화면이 이처럼 속을 썩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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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처음 6mm는 배터리 용량 부족으로, 다음 ac전원을 이용한 방법은 철책선의 전원에 순간 정전이 자주 발생하여 실패하고, 맘먹고 설치한 미속기는 민간인이 철책에 머물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op의 관측병이 두 시간마다 배터리를 교체하며 사흘을 돌렸으나 카메라 렌즈가 첫 날밤에 얼어붙어 헛수고로 끝나고, 할 수 없이 사람은 아침 일찍 올라가 저녁에 내려간다는 조건으로 설치한 카메라는 연이은 폭설로 기온의 급강하로 며칠째 손도 못 대고 있었으니 오! 나의 미속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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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그래도 고마운 건 막강한 팀워크였다. 엄홍길의 안나푸르나 정상을 동행 취재한 카메라맨 박창수는 체감온도 영하 58도라는 살인적인 추위와 칼바람 속에도 렌즈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매순간의 기적을 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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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3|춘천mbc 전영재 기자 덕분에 산양의 독특한 생태계를 담을 수 있었고, 철책과 지뢰밭을 누비며 희귀한 야생동물들의 진기한 모습을 담아낸 설악산 산신령 성동규 역시 프로그램 곳곳에 큰 흔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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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6|새삼 느끼는 것은 조화와 협력의 중요성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어느 몇 년을 뒤진다고 해도 어려울 것이다. 현장은 멀고 접근하기도 쉽지 않으며, 군의 보안은 매번 갈 때마다 까다로워지고 또 간다고 그게 있다고 누구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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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9|그렇다고 마냥 죽치고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운(運)! 이제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는 가능성을 찾아가며 화면 하나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인연의 실타래에 감사드린다. 프로그램은 삶과 같다. 만남과 인연에 의하여 이루어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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