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혹은 MB의 뜻이 MBC에 관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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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

 

▲ 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장은 8일 “보궐이사(본부장) 선임을 저지하고, 차후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기 위한 MBC 조합원 총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PD저널

- 엄기영 사장이 결국 사퇴했다.

“방문진은 지난해 12월 10일 경영진 4명에 대한 사표를 수리한 이후에 엄기영 사장의 인사권을 지속적으로 무시하면서 상황을 끌고 왔다. (방문진은) 오늘(8일) 정확하게 엄 사장 경질이라는 정권 핵심 판단을 받들었다. 그리고 엄 사장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사 선임을 강행했다. 실질적으로 해임이나 다름없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정권 차원에서 남은 MBC마저 확실하게 통제하고 자신의 수중에 넣겠다는 의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 지방선거를 앞두고, MBC 장악을 위해 엄 사장 경질을 서둘렀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동안 MBC가 정권에 얼마나 비판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MBC는 정권차원의 부담이었을 수 있다. 그렇게 자신들이 인식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리스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했다고 본다. 지난해 말만 해도 엄 사장을 교체할 경우 여론의 역풍이 불 것을 고려해 엄 사장을 재신임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종시나 < PD수첩> 무죄판결처럼 (정권에 불리한 상황이 계속되자) 정권에서 위기를 느껴 강경파들이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고 본다.”

- 감사원의 방문진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부담을 지우려 김우룡 이사장도 함께 해임시킨다는 관측도 있다.

“그건 잘 모르겠다. 더 이상 엄기영 체제를 방치할 수 없다는 게 여권의 뜻이라는 것은 확인했다. 이동관 청와대 수석 개인의 의견인지 이명박 대통령의 의견인지 모르지만,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뜻은 정확하게 확인했다. 이동관 수석이나 MB의 직접적인 의사들이 지금 MBC에 관철되고 있다.”

- 오늘 이사로 선임된 황희만(보도), 윤혁(제작)을 반대하는 이유는.

“방문진이 두 사람을 보도와 제작의 책임자로 선임한 것은 권력의 감시기능, 비판기능을 깡그리 말살 시키겠다는 것이다. (보궐이사들은) 보도와 제작의 비판기능 제거하고, 정권의 순종적인 방송 내지는 정권 홍보방송으로 MBC를 만들겠다는 임무가 확실하다. 그분들이 들어와서 역할을 할 수 없게 원천적으로 막고자 하는 것이다.”

- 차기 사장으로 김종오 전 대구 MBC 사장(전 OBS경인TV 부회장)이 거론된다.

“후임 사장으로 들어올 인사가 (MBC 안팎에서) 파다하게 퍼질만큼 차기사장 구도까지 다 짜놓고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8일 이사로 선임된 황희만, 윤혁 이사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PD저널

- 김우룡 이사장은 노조에 대해 ‘업무방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개의치 않는다. 김우룡 이사장은 파렴치 하다. 자신이 합의한 인선안도 뒤집었다. 방문진은 좌든 우든 스스로 정치적인 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방문진은) 자기들의 이념적 패러다임을 강요하고, 정권의 이데올로기를 MBC에 그대로 강요하고 있다. 역대 방문진 중에 이런 방문진이 없었다. 노골적으로 정권 대리인으로 전락했다. 방문진의 존재 이유를 헌신짝처럼 내팽겨쳤다. 뉴라이트 인사들 또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김우룡 최홍재 차기환 남찬순 문재완 김광동 여권이사 6인방은 (오늘의 사태에 대해)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 MBC 노조 향후 계획은.

“오늘부로 노조를 공영방송 MBC 사수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다. 비대위 결정에 따라 보궐임원 황희만, 윤혁 출근저지와 사퇴 투쟁을 진행할 것이다. 오는 목요일(11일)부터 정권의 ‘낙하산 사장 저지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5일간에 걸쳐 실시할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공영방송 MBC 사수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 위원장으로서 앞으로의 각오를 밝히자면.

“MBC의 투쟁이 단지 우리들만의 투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문과 방송을 장악해 온 현 정권이 MBC 마저 틀어쥐려고 하는 상황이다. 한국 사회가 죽지 않았다면, 이런 상황들에 대해서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들의 투쟁이 이 시대에 마지막 보루라고 말하는 시민사회의 기대와 시대적 책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맞서 싸울 것이다. 이번 싸움은 MBC 지키기를 넘어 정권에 대한 싸움으로 확대될 것으로 믿는다. 시민사회가 함께 싸운다면 국민들이 MBC를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다. 전국의 방송, 신문 동지들과 함께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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