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애씨 인기는 우리 직장인 이야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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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0회 맞은 tvN ‘막돼먹은 영애씨’ 박준화 최규식 PD

뚱뚱한 노처녀 영애씨의 고단한 일상과 연애, 막돼먹은 세상에 대해 ‘똥침’을 날리는 tvN 〈막돼먹은 영애씨〉(이하 영애씨)가 100회를 맞았다. 편당 3500만원의 저예산과 6㎜ 카메라를 이용한 ‘다큐드라마’ 〈영애씨〉는 평균 2%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040세대 직장인들로부터 4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케이블과 지상파를 통틀어 시즌제 드라마를 처음으로 정착시킨 〈영애씨〉. 시즌1부터 6까지 연출한 박준화 PD는 “공감되는 게 많은 드라마이기 때문에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애가 일과 결혼 때문에 직장과 집에서 구박받는 것을 보면서 현실을 떠올린다”며 “교감할 수 있어서 즐겁고, 잔잔한 일상 속의 짠한 감동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왜 ‘막돼먹은’ 영애씨일까. 최규식 PD는 “초기 타이틀은 정환석 팀장이 지었다”며 “세상이 그녀를 막돼먹게 하는 반어적인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최 PD는 “우리 주변의 진상이나 변태, 몰상식한 모습들 때문에 영애가 막돼먹게 하는 의미로 만들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영애씨〉는 초기부터 6mm 카메라 촬영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박 PD는 “장비 세팅시간도 줄이고 연기자가 자기 호흡을 그대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ENG카메라에 비해 연기자들의 부담이 적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기존 드라마가 똑같은 장면을 각도를 다르게 해서 여러 번 찍는 것과 달리, 〈영애씨〉는 3대의 카메라를 다른 각도에 놓고 동시에 찍어 효율적이다.

▲ tvN 다큐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박준화(왼쪽), 최규식 PD ⓒPD저널
최규식 PD는 “다른 드라마는 대화할 때 대사가 물리지 않게 하지만, 우리는 서로 소리치면서 소리가 물려도 그냥 찍는다”면서 “그게 〈영애씨〉만의 강점이자 자연스러운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시즌5에서 계약직으로 전락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영애는 시즌6에서 대리로 전격 승진했다. 박 PD는 “남자친구와도 계속 헤어지고, 어려움만 있어서 좋은 여건을 나름 많이 마련했다”면서도 “영애가 결혼하지 못하는 건 원죄”라며 웃었다. 하지만 그는 “영애는 가만히 있어도 작업이 들어올 정도로 많은 남자를 만난다”고 덧붙였다.

이런 사연들 중에는 제작진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간다. 박 PD는 “작가들은 최규식 PD가 없었더라면 〈영애씨〉 이야기가 빈곤해졌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폭소를 터뜨렸다. 결혼한 박 PD와 달리 노총각인 최 PD가 수많은 소개팅과 술에 취해 길바닥에서 잔 사연 등 숱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던 것.

안경을 가지런히 벗어놓고 도로에서 자기도 했던 박 PD는 “시즌 4에서 재연하는 씬이 있었는데 제가 마침 찍게 돼서 에피소드도 제공하고, 디테일하게 연기도 지도했다”면서 멋쩍게 웃었다.

자막과 성우 내레이션을 동원한 ‘다큐드라마’ 〈영애씨〉. 최 PD는 “〈영애씨〉는 〈인간극장〉처럼 제3자가 영애 생활을 방송으로 보여주고 차분하게 내레이션을 하는 다큐를 추구한다”며 “우리 일상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자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최 PD는 “웃음으로 가면 리얼 다큐드라마의 색깔을 잃는다”면서 “시트콤처럼 덜 웃기더라도 감동 있는 드라마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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