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인사권 전횡, 방송장악 야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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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 인사권 전횡, 방송장악 야욕”
인사전횡 휘두르는 ‘월권’ 비판…언론노조 총파업 ‘결의’
  • 원성윤 기자
  • 승인 2010.02.1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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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행사한 이사 선임을 두고 시민사회의 비판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일방적인 이사 선임에 항의, 사임한 엄기영 사장에 대해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은 “MBC 이사 선임권은 방문진이 갖고 있다. 다만 사장이 추천하는 사람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지만 ‘월권’이라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조, 미디어행동, MBC노조 등이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 앞에서 개최한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 규탄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지적이 쏟아졌다.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방문진은 MBC의 공적기능을 확고히 하기 위해 공영구조로 만들어진 독특한 구조”라며 “그동안 방문진법에 의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했는데, 이번에 이명박 정권의 독재체제를 구축하는 들러리로 앞장섰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전국언론노조, 미디어행동, MBC노조 등은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MBC방송센터 앞에서 ‘이명박 정권의 MBC 장악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PD저널

KT 사장을 지낸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사장이 제작, 보도본부장을 임명하는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 주식회사의 주주가 임원을 임명하려면 사장은 왜 있겠냐”며 “방문진이 자기 마음대로 방송장악을 하겠다고 야욕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뽑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1988년 설립된 방문진은 대주주로서 MBC에 대한 ‘경영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하도록 방문진법과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진을 선임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다.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KBS와 YTN을 장악하고 마지막으로 MBC를 장악하기 위해 정권이 방문진을 이용했다”면서 “사장의 인사권을 방문진이 마음대로 휘둘렀다. 지나치면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시민사회 “MBC가 마지막 보루…꼭 이겨달라” 당부
최상재 위원장 “이명박 정권, 하이에나 덫에 걸려든 것”

시민사회 진영은 정부의 방송장악이 MBC를 끝으로,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공영방송 장악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 정연주 전 KBS 사장을 쫓아내고, 언론법을 날치기 하고, 드디어 MBC를 점령하려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MBC가 여기서 대충 눈치보고 넘어가게 되면, 우리 국민들은 캄캄한 암흑 속에 살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MBC는 87년 이후 정권과 수많은 싸움을 해 왔지만, 단 한 번도 물러서거나 지지 않았다”면서 “KBS, SBS, YTN 등 모든 방송사와 신문 등 언론노동자들과 연대해서 뚜벅뚜벅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엄경철 언론노조 KBS 본부장 ⓒPD저널
KBS 새 노조 엄경철 언론노조 KBS 본부장 역시 “MB특보인 김인규 사장이 들어오고 난 뒤 KBS는 너무 무기력하게 주저앉고 있다”면서 “지금 KBS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똑같이 MBC에서 일어나게 된다면 시청자들은 우리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은 “시민사회가 MBC에 거는 기대가 무겁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끝까지 투쟁해서 꼭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는 대의원대회에서 결의사항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향후 전개될 MBC 노조 총파업에 맞춰 사업장들의 임단협 시기를 통일하는 한편, KBS(김인규 사장 반대 및 비판프로그램 실종), SBS(내부 4대 개혁과제), YTN(공정방송위원회 거부사태) 등 사업장들의 문제를 묶어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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