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MBC 사장직대, 노조 총파업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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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한 때 노조위원장 사실 서글퍼”…노조는 총파업 예정대로

MBC가 노조의 ‘낙하산 사장 반대 총파업’에 대해 법적대응 방침을 밝혔다. 노조는 “엄기영 사장이 나간 지 이틀 만에 방문진에 충성맹세를 하는 것이냐”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김종국 MBC 사장 직무대행은 10일 사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사원들은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의견을 표시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기 바란다”며 “누구라도 이 원칙을 어긴다면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8일 엄기영 사장이 사임한 이후 김종국 사장직무대행이 총파업에 따른 법적책임을 노조에게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김종국 직무대행은 “합법적 절차를 거쳐 선임된 이사, 본부장이 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야 한다”며 “MBC 구성원 모두가 바라는 것이 국민과 시청자를 위한 좋은 방송이라면 신임 경영진이 바르고 공정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종국 직무대행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면서 조직을 분열시키고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물리력으로 막으려고 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노조의) 지나친 집단행동이 경영권의 위축을 가져오고 경영진이 수시로 교체되는 어두운 그늘을 가져온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는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스스로 말하듯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5명의 이사가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가장 큰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진정 그래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MBC가 노조의 ‘낙하산 사장 반대 총파업’ 방침에 대해 법적대응을 밝히고 나섰다. ⓒMBC노조

노조는 “엄기영 사장의 최측근인 기조실장으로서 2년여를 모셨으면, 사장이 실질적으로 쫓겨나는 수모를 당한 즉시 보좌를 잘못한 책임을 스스로에게 물어 진퇴를 결정했어야 했다”면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되느냐’ 얘기는, 엄 사장 사퇴를 불러온 8일 롯데호텔 14층 방문진 이사회장에서 김우룡 이사장이 조합에 한 말이다.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김 직무대행이 ‘1988년 조합 창립 이후 MBC의 셀 수 없을 정도의 파업과 제작거부로 점철돼 있다’고 한데 대해 노조는 아쉬움을 표했다. 노조는 “문화방송노동조합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면 진정 그럴 수는 없다. 자랑스러운 문화방송노동조합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그가 한 때 노동조합 위원장이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서글플 뿐”이라고 성토했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김종국 대행자체가 벌써 방문진에 대해 충성명세를 하는 것”이라며 “MBC 노조와 조합원들의 강고한 투쟁의 힘을 빼기 위한 엄포용이다. 방문진의 입김이 여과 없이 투영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 홍보국장은 “사장이 저렇게 나갔는데 엄포부터 놓는 것은 도리에도 맞지 않다”면서 “더군다나 대행체제는 엄기영 사장 아래에서 일했던 사람들인데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아니라는, 조합원들의 정서적인 반발심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MBC 노조는 예정대로 오는 11~12일, 설 연휴 직후인 16~18일에 총파업 부재자 투표 및 본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언론노조는 12일부터 서울역, 용산역 등 전국에서 설 귀성객을 상대로 ‘MBC 사태’를 알리는 10만부 선전전을 진행하며 여론전에 불을 지핀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역에서도 노조의 총파업 방침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부산MBC 한 조합원은 “서울과 보조를 같이 맞추겠지만, 부산은 파업에 들어갈 경우 그동안 보도와 집행부의 연대로 관계를 이어오던 한진중공업 사태 쪽과도 연계해 투쟁을 벌여나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서울과 지역이 미디어렙과 간접광고 등에서 많은 이견을 보여왔던 터라 그런 점들도 이번 파업을 통해 어떻게 풀어나갈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 향후 MBC 파업이 지역 이슈와 연계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방문진은 11일 오후 2시 방문진에서 이사회를 열어 차기 사장 선임 관련 논의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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