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재 회장 징계, KBS PD 모두에 대한 것”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봉 2개월 처분 … 역대 PD협회장 7명 규탄성명 발표

김덕재 KBS PD협회장(한국PD연합회장)이 재심 끝에 감봉 2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부당징계 철회’를 위한 제작거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방송 관련 본부장 신임투표를 주도했다는 이유다.

KBS는 지난 10일 성실·품위유지의무 위반, 업무방해, 근무기강 문란 등을 이유로 김덕재 회장에게 감봉 2개월의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역대 KBS PD협회장 7명은 11일 이례적으로 연대 성명을 내 “(제작거부 등은) KBS의 신뢰와 명예를 지키기 위한 지극히 당연한 행위였다”며 사측의 징계를 규탄했다.

▲ 김덕재 KBS PD협회장 ⓒPD저널
역대 협회장들은 “김덕재 협회장은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지켜내려는 일선 PD들의 몸부림을 대표했을 뿐”며 “우리는 이번 징계를 PD 전체에 대한 징계로 받아들인다”고 규정했다. 이들은 “KBS를 관치방송, MB방송으로 만들어가려는 자들은 앞으로도 징계를 남발해 PD들을 길들이려 할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 PD들은 앞으로 쏟아질 숱한 징계들을 명예로운 ‘훈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전직 협회장들은 “정권의 패악과 그에 빌붙은 소위 선배(?)들이 망가뜨릴 KBS의 내일을 생각하면 암담하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며 “앞으로 도를 더해 갈 정권의 KBS 장악기도와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는 어떤 압력과 회유에 대해 단호히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선언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누가 누구를 징계하는가
-김덕재 PD협회장 징계에 부쳐
많이 인내하며 침묵해 왔다. 잘해 보겠다는 마음이다 보면 실수도 있으려니, 그렇게 좋게 생각하며 오랫동안 지켜봐 왔다. 그러나 날이 더할수록 KBS가 외부적으로는 신뢰를 잃어가고 내부적으로는 무기력해져 가고 있음에 대해 우리의 인내와 침묵이 오히려 그 자양분이 되고 있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회사가 어제 김덕재 PD협회장에게 ‘감봉 2월’ 징계 처분을 내렸다. “회사의 명예를 훼손해 직원으로서의 성실, 품위 유지 의무 위반”과 “공사의 업무 방해”, “근무기강 문란”이 징계의 이유다.

김덕재 PD협회장은 기자협회와 함께 작년 1월 양승동 PD와 김현석·성재호 기자에 대한 회사의 ‘파면’ 징계 처분에 대해 그 부당성을 규탄하며 제작을 거부한 PD, 기자들을 대표했다. 정권이 불편해 하는 시사프로그램들을 폐지하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방송 등에서 무소신과 눈치 보기로 일관,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은 무책임한 본부장들을 신임 평가함으로써 그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다.

우리는 이 모든 것들이 KBS의 신뢰와 명예를 지키기 위한 지극히 당연한 행위였다고 확신한다. 김덕재 협회장은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지켜내려는 일선 프로듀서들의 몸부림을 대표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번 김덕재 PD협회장에 대한 징계를 프로듀서 전체에 대한 징계로 받아들인다.

정권의 눈치나 보며 자신의 보신만을 위해 공영방송 KBS를 관치방송, MB방송으로 만들어 가려는 자격 없는 자들은 앞으로도 이상한 이유를 들이대며 징계를 남발, 프로듀서들을 길들이려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길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 PD들은 앞으로 쏟아질 숱한 징계들을 명예로운 ‘훈장’으로 삼을 것이다.

갈 길이 멀다. 오직 정권재창출만을 염두에 둔 정권이 저지를 패악들, 그에 빌붙어 어렵게 쌓아온 자랑스런 방송민주화의 역사를 20년 전으로 되돌려버린 소위 선배(?)들이 망가뜨릴 KBS의 내일을 생각하면 암담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경영진의 무도한 행태를 다시 한 번 목도하면서 우리 전직 PD협회장들은 상식과 정의가 공영방송 KBS에서 제대로 구현될 때까지 전체 PD들과 함께 온 몸으로 행동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도를 더해 갈 것으로 예상되는 정권의 KBS 장악 기도와 함께 제작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어떠한 압력과 회유에 대해 단호히 거부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둔다.

2009년 2월 11일
전 KBS PD협회장 정초영, 이규환, 장해랑, 장기랑, 이강택, 이도경, 양승동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