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방송’ 분쟁, 시청자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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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클리핑] 한국 “올림픽 보도 외면하는 게 공영방송인가”

지난 14일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이정수 선수가 한국에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같은 경기에서 성시백·이호석 선수는 결승 20m를 앞두고 2·3위 로 달리다가 엉켜 넘어졌고, 미국의 아폴로 안톤 오노와 JR 셀스키가 은메달과 동메달을 가져갔다.

이승훈 선수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0m에서 6분 16초 95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에서 메달을 따낸 것이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관련 중계를 SBS가 독점하고 KBS·MBC는 보도조차 단신으로 처리하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방송 3사 다툼에 시청자만 피해

▲ 경향신문 2월 16일 11면
16일자 주요 아침신문들은 올림픽 방송 중계권을 둘러싼 지상파 방송 3사의 다툼에 애꿎은 시청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경향신문>은 11면 <‘올림픽 방송’ 시청자 불만 폭발> 기사에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SBS가 단독중계하면서 한국 선수로는 첫 금메달을 획득한 이정수 선수의 경기를 KBS·MBC는 단신으로 보도했다”며 “방송 3사간 다툼에 시청자들의 볼권리가 무시되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KBS는 지난 14일 이정수의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소식을 메인뉴스인 <뉴스9>에서 다섯 번째 소식으로 전했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이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다섯 번째 뉴스로 다뤘다. KBS·MBC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동영상 대신 정사진을 내보냈다. 지난 13일 올림픽 개막식 역시 이들 방송은 단신으로 처리했다.

이와 관련해 MBC는 “이번 올림픽은 독점 중계권사인 SBS의 취재 제한으로 뉴스보도에 제약을 받게 됐다”며 “올림픽 영상은 1일 2분만 제공한다고 통보해왔지만 이 정도 영상 분량으로는 뉴스 아이템 하나 이상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KBS도 같은 입장이다. 그러나 SBS는 “모든 매체들의 올림픽 취재지원을 위해 본사 미디어센터에서 공식 하이라이트 영상을 매체용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향은 “방송사 게시판 등에는 방송 3사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며 “중계는 하지 않아도 올림픽 뉴스는 제대로 전해야 할 게 아니냐”(유승보), “돈이면 다냐?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홍모씨) 등 KBS·MBC와 SBS를 비판하는 글들을 소개했다.

단독중계 SBS 인기 종목만 집중 보도…한국선수에 일장기 넣는 실수도

▲ 동아일보 2월 16일 27면

<동아일보> 27면 <SBS는 주요뉴스 KBS-MBC는 단신> 기사에서 SBS와 KBS·MBC 보도의 차이를 상세히 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SBS는 한국 대표팀이 14일 첫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자 메인 뉴스인 <8뉴스>에서 남자 쇼트트랙 15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딴 이정수 선수와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승훈 선수의 경기내용을 머리기사로 내보내며 선수 인터뷰도 별도로 소개했다.

또 스키점프 대표팀의 2차 결선 진출 실패와 서정화의 모굴스키 결선 진출 탈락 소식도 상세히 전했으며 ‘밴쿠버의 변덕스러운 날씨’, ‘대표팀 가족들의 환호성’, ‘국내 응원 열기’ 같은 관련 기사도 내보냈다. 동아는 “이날 <8뉴스>가 보도한 25개 기사 가운데 16개가 올림픽 관련 기사로 채워졌다”고 전했다.

반면 MBC <뉴스데스크>는 앵커가 5번째 기사로 메달 소식을 27초 동안 전했고, KBS는 <뉴스9>에 이어 방송되는 스포츠뉴스에서 앵커가 18초 동안 메달 소식을 전했다고 동아는 보도했다.

동아 기사에 따르면 SBS가 단독 중계한 이정수 선수의 금메달 획득 장면과 올림픽 개회식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14일 낮 12시 34분부터 3분간 방송된 이정수 선수의 결선 경기는 평균 21.4%의 시청률로 KBS1 <전국노래자랑>(6%) KBS2 <해피투게더 스페셜>(4.3%) MBC <적벽대전2>(3%)를 제쳤다.

<조선일보>는 8면 <‘올림픽 중계’ 방송사 행태에 시청자들 분통> 기사에서 “시청자들은 방송 3사의 행태를 비판하며 ‘방송사들의 이권 다툼에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환희의 순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없다는 황당하다’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에 따르면 독점 중계권을 가진 SBS에 대해서도 시청자들은 “쇼트트랙 등 한국 선수들이 출전하는 일부 인기 종목 중계만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SBS는 또 지난 15일 오전 6시에 벌어진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3000m 경기에서 한국 대표 선수 박도영의 국적 표시 화면에 잠시 태극기 대신 일장기를 내보내 거센 항의를 받았다.

▲ 한국일보 2월 16일 31면
한국 “보도 외면하는 게 공영방송인가” KBS·MBC 질타에 무게

<한국일보>는 31면 사설 <올림픽 보도 외면하는 게 공영방송인가>에서 SBS의 중계권 독점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KBS·MBC 보도 축소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은 “SBS의 중계권 독점은 충분히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유선방송이나 위성방송 등에 가입하지 않고는 직접 지상파로 SBS를 수신하기 어려운 시청자가 적지 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럴 만하다”면서도 “그러나 이런 점을 명색이 공영방송이라는 KBS와 MBC가 동계올림픽 경기의 뉴스가치마저 외면할 근거로 삼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특집 성격을 띠게 마련인 중계방송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정규뉴스 주요 소식으로 다루는 것은 시청자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라며 “늘 똑같은 ‘귀성전쟁’을 빼고 설 연휴 기간에 동계올림픽 소식에 앞세울만한 뉴스는 거의 없었는데도 억지로 관련 소식을 뉴스 맨 뒤로 돌리고 마지못해 몇 줄 읽고 마는 두 방송의 왜곡된 자세는 공영방송이 아니더라도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 중앙일보 2월 16일 4면
이어 “SBS가 제공하는 2분짜리 뉴스클립이 정말 양이 부족해서 문제가 된다면 일본 NHK가 자주 하듯 정지화면에 사정설명을 달아서라도 경기소식만은 충실히 전해야 한다. 기분 내킬 때나 공영방송 타령을 해서야 국민이 귀를 기울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중앙 “이건희 IOC위원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

<중앙일보>는 4면 기사에서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첫 번째 금메달이 탄생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건희 IOC위원의 시상자로 나섰다는 점을 부각했다.

중앙은 4면 <이정수 첫 금…이건희 IOC 위원이 시상> 기사에서 올림픽 메달 소식과 함께 이건희 IOC 위원이 쇼트트랙 남자 1500m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선 사진을 선택, 보도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내레이터 시청자 공방

“김중기씨가 해주는 내레이션이야 말로 ‘걸어서 세계속으로’으로의 백미”
“김C를 돌려주세요!”

<동아일보> 23면 기사에서 “최근 KBS 1TV <걸어서 세계속으로>(이하 <걸세>)의 시청자 게시판은 내레이터를 두고 시청자 간 대결이 한창이다. 내레이션 관련 글만 하루에 20~30건 올라온다”고 전했다.

▲ 동아일보 2월 16일 23면
기사에 따르면 <걸세>는 시청자층이 얇은 토요일 오전 10시대에 꾸준히 7~8%의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여행지 소개 프로그램으로 지난 2006년 2월부터 영화배우 겸 연극인인 김중기가 내래이션을 맡았고 2008년 2월 프로그램 개편의 일환으로 내레이터가 방송인 김C로 바뀐 후 지난해 10월 프로그램이 폐지될 때까지 그가 맡았다.

그러나 올해 1월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하면서 내레이터가 김중기로 다시 바뀌었다. 이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오강선 CP는 “올해 초 방송이 부활되면서 프로그램 초기로 돌아가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많아 김중기 씨에게 내레이션을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오 CP는 “이 프로그램은 PD가 직접 촬영하고 제작하고 원고를 쓰는 시스템인데, 김중기씨는 프로그램을 촬영한 PD가 직접 원고를 읽는 듯한 느낌, 처음 여행을 가는 느낌을 주는 반면 김C는 편안하면서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전달력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프로그램을 다시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제작 시스템을 갖추는 게 급선무라 내레이터를 바꿀 생각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천하무적 야구단’ 1대 100 출연

<한겨레> 29면 기사에 따르면 KBS 2TV에서 방송되는 <천하무적야구단>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김성수씨와 이하늘씨가 16일 오후 8시 50분에 같은 채널에서 방송되는 퀴즈쇼 <1대100>에 출연, 상금 5000만원에 도전한다.

김성수씨는 꿈의 구장 설립에 대한 각오를 다지며 퀴즈에 임했고, 이하늘씨는 5000만원을 탄다면 꿈의 구장 설립 기금에 쓰겠냐는 물음에 당장 야구단을 떠나겠다며 너스레를 떤 것으로 전해졌다. <천하무적 야구단>의 선수진과 제작진, 작가팀, 카메라팀, 동시녹음팀 등 38명이 100인 퀴즈 군단으로 총 출동했다.

EBS ‘바둑교실’ 오는 4월 1000회 돌파

<조선일보> 23면 기사에 따르면 양상국 9단이 진행해 온 <EBS 바둑교실>이 1000회 카운트 다운에 들어갔다. 1990년 12월 첫 방송 후 단 1번의 결방도 없이 만21년 동안 이어져와 현재 994회, 오는 4월 4일이면 대망의 1000회를 맞는다.

조선은 <EBS 바둑교실>과 관련해 “초창기 6~7년 간은 바둑전문 채널 개국 전이어서 특히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새벽에 방송되는 요즘도 매주 고정 시청자 수가 1만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EBS바둑교실>은 이달 28일부터 공중파에서 위성채널로 옮겨 방영될 예정이다. 같은 일요일이지만 시간은 오후 3시로 변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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