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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뉴스메이커]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리스트, CBS ‘김현정의 뉴스쇼’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한국 스케이트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딴 모태범 선수는 “1000m, 1500m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모 선수는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주종목인 1000m도 남았고, 지금 컨디션이라면 나쁘지 않다”며 “부담을 덜 갖고 (스케이트를) 탈 수 있게 돼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한겨레 2월 17일자 1면.
이어 그는 “(500m 경기에서) 빙판의 질이 좋지 않았다는데 뛸 때는 문제가 없었냐”는 앵커의 질문에 “솔직히 긴장해서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며 “무조건 열심히 해보자는 생각 하나로만 (스케이트를) 탔기 때문에 부담을 덜 느낀 것 같다”고 답했다.

모태범 선수는 또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힌 이규혁, 이강석 선수에게 관심이 집중된 것에 대해 “무관심이 자극이 많이 됐다”며 “참고 열심히 나중에 보여주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운이 잘 맞아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모 선수는 18일 오전 9시(한국시간) 자신의 주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두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모태범 선수 인터뷰 전문
아무래도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화제의 인터뷰 시간에 밴쿠버를 자주 연결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최대 화제는 올림픽 금메달, 특히 모태범 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막내가 사고를 쳤어요. 제가 어제 이 시간에 “스피드스케이팅 500m 남자 경기 열리고 있는데요, 유력한 후보는 이강석, 이규혁입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인사를 드렸는데, 그런데 뜻밖에도 메달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막내, 모태범 선수에게서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상 첫 스피드 스케이팅의 금메달, 모태범 선수 직접 연결을 해보죠.

◇ 김현정 앵커> 축하드립니다. 어제가 마침 생일이었는데 생일날 금메달까지 선물로 받은 소감이 어떻습니까?

◆ 모태범> 어제도 많이 말씀드렸는데요. 세상에 최고의 생일선물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당연하죠.

◆ 모태범> 말로 할 수 없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태극기 들고 춤추는 세레모니, 오늘 조간신문 1면에 쫙 난 것 아세요?

◆ 모태범> 그런가요? 몰라가지고... 한국 신문은 보지 못해가지고 아직... (웃음)

◇ 김현정 앵커> 내가 금메달 따면 이렇게 해야지, 하고 혹시 미리 준비를 하신 겁니까?

◆ 모태범> 생각은 한번 했었는데요. 그런데 제대로 못 춰가지고 좀 아쉽네요.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원래 춤을 잘 추시나 봐요?

◆ 모태범> 춤 잘 못 추고 막춤... 그냥 추는 걸 좋아해가지고요.

◇ 김현정 앵커> 어제 정말 흥이 나서 추는 그 춤이 국민들 어깨도 들썩이게 했습니다. 아주 신났습니다. 1차 시기에선 2위로 들어오면서 성적이 좋았는데, 그런데 문제는 1시간 반 정도 경기가 중단이 됐다는 거죠. 어제. 그 시간동안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선수가 많았다면서요?

◆ 모태범> 네, 아무래도 그런 것에 적응을 못하는 선수들이 좀 있더라고요. 저는 운이 좋게도 감독님과 사인이 잘 맞아서 바로 바로 대처할 수 있었던 것 같아가지고요. 그게 어제 경기에서 무척 컸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감독님과 사인이 잘 맞았다는 얘기는 무슨 말씀이세요?

◆ 모태범> 저희가 스케이팅 장에서와 라커 사이 거리가 좀 멀어요. 바로 바로 말을 할 수가 없어서 무전기로 트레이너 선생님이랑 연락을 하거든요. 코치선생님도 계시고 감독선생님도 계시고... 코치선생님께서 이렇게 저렇게 해라, 무전기로 말씀을 해 주시니까 바로 바로 대처할 수 있어가지고요.

◇ 김현정 앵커> 그래요. ‘이게 무슨 일이야’ 하고 우왕좌왕하고 이러면서 진을 뺀 게 아니라 ‘아, 이 상황이 이런 상황이구나’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었다는 말씀이세요?

◆ 모태범> 조금 더 쉬자, 이렇게 생각하고 덜 움직였죠.

◇ 김현정 앵커> 중간에 그렇게 오래 경기 중단했던 이유가 워낙 빙판의 질이 좋지 않아서였다던데 뛸 때는 문제가 없었습니까, 우리 모 선수 뛸 때는?

◆ 모태범> 저는 솔직히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저는 거기까지 생각을 할 그런 여유조차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가지고 그것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빙판에 의식을 안 한 거 아니에요. 무조건 열심히 한번 해보자, 딱 이 생각 하나로만 탔기 때문에 부담이 덜 오지 않았나 싶어요.

◇ 김현정 앵커> 그러니까 빙판의 질이 좋은지 안 좋은지 못 느끼고 뛰셨군요, (웃음)

◆ 모태범> 그럼요. 네. (웃음)

◇ 김현정 앵커> 오히려 그게 도움이 됐어요. 그런데 선배인 이규혁 선수하고 이강석 선수가 사실은 유력한 후보였는데 메달을 못 따서... 선배들이 나중에 뭐라고 하세요?

◆ 모태범> 축하해 주시죠. 어제도. 어제 제가 늦게 들어왔거든요. 오늘 아침에 보시고 “잘했어” 그냥 말해 주시더라고요.

◇ 김현정 앵커> 조금 서운해 하시지는 않던가요, 선배들이?

◆ 모태범> 아, 그건... 말씀 안 드려도 다 알 것 같은데...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조금 서운한 건 있으셨군요. 선배님들?

◆ 모태범> 네,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사실은 모태범 선수, 태릉에서 전체 기자회견을 하는 날이 있었어요. ‘미디어데이’라고. 그런데 그날도 모태범 선수한테는 아무 질문도 없어서 좀 서운하셨을 것 같아요?

◆ 모태범> 그렇죠. 그때 미디어데이라는 것을 할 때에는 그 전부터 이미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나한테는 이렇게 저렇게 하니까 서운해 하지 말자, 꾹꾹 눌러서 참자, 참고 열심히 나중에 보여주자, 딱 그 생각 하나만 했었는데 운이 잘 맞아서 이런 결과가 나왔네요.

◇ 김현정 앵커> 오히려 그런 무관심 때문에 더 이를 악물게 되는 어떤 오기가 발동하는 계기가 됐을 것 같아요?

◆ 모태범> 사람이 다 그렇잖아요. 무관심이 최고 무서운 거잖아요. 그래서 도움 많이 받은 것 같아서요. 자극이 많이 됐어요.

◇ 김현정 앵커> 무관심할 경우에 아예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태범 선수처럼 그걸 자극제로 삼는 사람도 있단 말이에요. 지금 청취자들의 응원메시지, 질문도 많이 들어오는데... ‘모태범 선수, 체력훈련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한다던데 도대체 허벅지 둘레가 어느 정도 되십니까?’(웃음) 이런 질문 주셨어요?

◆ 모태범> 민망한 질문이 또...

◇ 김현정 앵커> 청취자 분들은 이런 게 궁금하신가 봐요? (웃음)

◆ 모태범> 저희가 여름에는 훈련을 좀 많이 하잖아요. 겨울보다는 아무래도 체력훈련을 많이 하거든요. 많이 해서 여름에는 26인치 정도 나오고요.

◇ 김현정 앵커> 한쪽 다리가?

◆ 모태범> 허벅지가.

◇ 김현정 앵커> (웃음) 뭐, 제 허리사이즈네요. 대단합니다.

◆ 모태범> 정말요? (웃음) 지금은 겨울에는 조금 빠져가지고요. 25인치 정도 나와요.

◇ 김현정 앵커> 그렇군요. 또 한 가지 질문 ‘은메달 딴 이승훈 선수는 여자선수도 깜짝 놀랐다, 이런 얘기를 하던데, 혹시 모 선수는 여자친구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습니까, 시상대에서?’ 이런 질문도 주시네요? (웃음)

◆ 모태범> 저는 메달 따고부터 딱 생각나는 게 부모님 얼굴이더라고요. 전화통화도 끝나고 부모님한테만 하고 아무한테도 전화 안 했거든요.

◇ 김현정 앵커> 여자친구가 있습니까? (웃음)

◆ 모태범> 아니오, 없습니다.

◇ 김현정 앵커> 부모님들. 왜 안 그렇겠습니까? 국민들 하나하나 정말 어제 열심히 응원했는데 앞으로도 남은 경기가 있습니다. 1000m하고, 1500m 어떻게 한 번 더 메달을 기대해도 되나요?

◆ 모태범> 네, 기대하셔도 될 것 같아요. 내일 또 제가 주 종목으로 제가 생각하고 있는 1000m가 있기 때문에요. 지금 컨디션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열심히 타면 될 것 같아요. 부담을 덜 갖고 탈 수 있게 되어서 오히려 더 좋을 것 같아요.

◇ 김현정 앵커> 금메달이 목표입니까, 목표는?

◆ 모태범> 목표는 금이면 좋죠. (웃음)

◇ 김현정 앵커> (웃음) 모태범 선수, 정말 장한 일 했습니다. 부상 없이 끝까지 최선 다 해 주세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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