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는 지난 20일 총회를 열고 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금을 받지 않고, 정권에 대한 저항적 글쓰기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선언했다. 문예위가 보조금 지급조건으로 광우병 불법폭력시위에 참가하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요구한 데 따른 반발이다.
신임 작가회의 사무총장 김남일 소설가는 22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사태는 근본적으로 현 정권의 잘못된 문화정책 때문에 일어났다”며 “만약 우리가 불법시위에 가담했다면 실정법으로 판단해 잡아가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이런 식으로 작가를 길들이려고 하는 것은 옹졸하고 비문화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김남일 사무총장은 “작가협회는 정부의 문화정책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며 “최일남 전 이사장(소설가), 구중서 신임 이사장(문학평론가), 고은 시인, 신경림 시인, 백낙청 문화평론가, 도종환 시인 등이 두루 참가하고 있다. 앞으로 명단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총장은 “정권이 바뀌면 사람이 바뀌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현 정권에서 불거진 문화계 코드인사는 절차와 원칙에서 심각한 흠을 드러냈다”며 “문화예술 정책도 투명하고 열린 광장에서 심판을 받아야 하는데, 현 정권은 그런 심판의 기회조차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남일 작가회의 사무총장은 같은날 평화방송(PBC)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문화예술계 주무장관인 유인촌 장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역대 최장수 장관이 된 것에 대해 “현 정권은 지원만 하면 문화가 저절로 발전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이런 측면에서 (유인촌 장관의) 최장수 재임기록은 축하보다 두고두고 부끄러워해야 할 기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