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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 된다
  • 승인 200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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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0|워싱턴 한국대사관의 외교사 자료실에서 일하는 양기백 박사라는 분을 최근에 만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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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이 분은 수 십년간 미국내의 한국 관계 자료를 발굴 정리하는 일을 해오면서 이 분야에 관한 한 미국내에서는 독보적인 권위자로 통하며, 여든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력적인 연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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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6|최근 하이난 섬에서 미군 정찰기 사건이 발생,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국면이 지속되자 1968년에 일어났던 ‘푸에블로호’ 사건이 새삼 미국에서 재조명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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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9|양박사에 따르면 미국은 ‘푸에블로호’ 사건과 관련하여 엄청난 양의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은 이를 바탕으로 공산국가에 억류된 자국의 승무원을 송환시키기 위한 대응책을 강구했을 것이라고 추측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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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2| 양박사는 ‘역사는 반복된다’라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30여년 전의 ‘푸에블로호’ 사건이나 최근의 ‘하이난 섬’ 정찰기 사건이나 모두 비슷한 패턴과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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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5|따라서 과거를 연구하는 일은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보다 쉽게 예상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과거 관료로 일했던 사람들, 특히 국무부 쪽의 사람들의 현재 직함은 거의 예외 없이 대학교수나 연구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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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18|역사라는 것은 따지고 보면 개별 사건들의 집합이므로 이들 관료들이 과거에 손수 다루었던 정책들이 그대로 역사의 한 페이지들을 구성하고 연구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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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1|그들은 자신이 다루었던 정책을 정리하고 축적하여 다른 역사 연구자들을 위한 가이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양기백 박사는 이런 측면에서 한국내에서는 역사 연구가 제대로 축적되지 않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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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4|이는 현재와 미래에 한국에 닥칠 제반 문제에 대한 올바른 가이드 라인이나 정책이 이미 부재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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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27|과거사에 대한 충분한 연구 없이 한국이 잘못 대응하고 있는 문제로써 양박사는 ‘정신대’와 ‘독도’문제 등을 예로 들었다. 그리고 이런 류의 한일간의 문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매번 소모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다 별 해결 없이 잦아드는 이유는 양박사의 말대로 어쩌면 우리가 이 문제들에 대해 잘못된 이해 방식을 갖고 있기 때문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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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0|‘역사는 반복된다’ 이는 사실 섬뜩한 이야기다. 식민지배나 전쟁의 역사가 반복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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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3|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우리 눈에 ‘한일관계’, ‘북미관계’는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역사가 냉엄하게 고찰되지 않고 이벤트가 될 때 전망은 암흑이 되는 것이다. 새삼 양기백 박사의 말의 의미를 되씹어볼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역사는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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