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집중도조사위 ‘실효성’ 벌써부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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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가 ‘신·방 겸영’ 주장 학자들…“객관적 지수 개발 등 가능할까”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신문·방송 겸영과 관련해 주요 쟁점이 될 매체 영향력을 조사하기 위한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위원장 조성겸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지난 18일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위원 구성부터 여론집중도조사위 향후 활동의 실효성 등에 대한 논란이 벌써부터 일고 있다.

개정 신문법 제18조에 따라 구성된 여론집중도조사위는 △신문·방송·인터넷 등 개별 미디어시장에서의 특정 사업자의 여론집중도를 조사하며 △이종매체 융합 시 미디어시장에서 융합사업자의 영향력을 조사하는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여론집중도조사위에서 만들어지는 여론집중도 지수는 신문·방송겸영 등을 허용하는 데 있어 주요 기준이 되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그간 개별 매체나 사업자의 영향력이 합리적 자료가 아닌 심증이나 예단에 의해 과대 혹은 과소평가 되는 바람에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논쟁이 지속돼 왔다”며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미디어의 영향력을 합리적·과학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여론집중도조사위 출범의 의미를 전했다.

문제는 이처럼 신문·방송 겸영 정책 등을 수립함에 있어 주요 기준이 될 여론집중도 지수를 책정할 위원들의 상당수가 학계 안에서 ‘보수’ 성향의 학자로 구분돼 온 이들이라는 점이다.

지난 18일 문화부가 위촉한 임기 3년(~2013년 3월 17일)의 위원은 △김국진 미디어미래연구소 소장 △성동교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양승찬 숙명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윤석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조성겸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조성국 중앙대 법대 교수 △김정훈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 사장 △송주원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등이다.

부위원장으로 선출된 윤석민 교수는 대표적인 보수 언론학자로 지난해 5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미디어발전국민위원회의 언론법 개정 관련 공청회에서 언론시장 전체에서 방송의 여론 지배력이 신문보다 높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신문·방송 겸영을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야당 측 미디어위 위원인 박경신 고려대 교수(법학)는 언론시장 내에서 특정 사업자의 지배력이 그렇게 높다면 그 시장은 집중도가 높다는 뜻인 만큼 교차소유나 겸영과 같은 사업자 간 연합은 금기시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다시 말해 윤 교수의 주장은 ‘규제완화’라는 결론을 상정한 주장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었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규제개혁 및 법제선진화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성국 교수 역시 윤 교수와 마찬가지로 정부·여당의 미디어 산업 규제 완화를 주장해 온 학자이며, 위원장인 조성겸·성동규·양승찬·이상승 교수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다.

국회 문방위의 한 관계자는 “여론집중도를 측정하기 위한 객관적 기준이나 가중치 등을 어떻게 정할지, 그 자체가 만만찮은 일로 법 개정 당시에도 ‘이를 제대로 해내면 노벨상 감’이라는 말이 돌았을 정도”라며 “규제 완화를 앞세우는 위원들이 어떻게 객관적이면서도 중립적이고 타당한 여론집중도 지수를 개발하고 조사를 수행할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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