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복귀, 임원진 과잉 충성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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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뉴스메이커] 김상조 한성대 교수,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경영복귀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삼성은 최근 ‘토요타 사태’를 지켜보며 위기를 느낀 사장단이 이 회장에게 복귀를 요청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시민연대 소장)는 “이건희 회장이 복귀한 직접적인 원인은 삼성그룹의 유인체계 또는 지배구조 상의 문제”라며 “그의 조속한 경영복귀는 가신그룹이 과잉 충성한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시민연대 소장)

김 교수는 25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삼성그룹 임직원은 자신의 승진이나 금전적 보상이 이건희 회장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이런 인센티브 구조의 왜곡 때문에 과잉 충성하는 ‘가신그룹’이 정보를 왜곡해 이 회장의 복귀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보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의 이른바 ‘위기론’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퇴진한 지난 2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으로, 유독 삼성만 소극적인 경영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삼성전자는 LCD나 LED, 휴대폰 단말기에서 놀라운 경영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에 위기라고 얘기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김상조 교수는 “회장 재임 때나 경영에서 물러나 있을 때 이건희 회장의 위치는 사실상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장은 삼성의 상징적 존재”라며 “그런 분이 있고 없고에 따라 그룹의 위기를 얘기한다면, 그것은 삼성의 경영체제나 지배구조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삼성은 이 회장의 복귀와 경영기획실의 사실상 부활을 통해 2년전 발표한 경영쇄신안을 없던 일로 공식선언한 것”이라며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한 주변 가신들이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를 더욱 더 강고하게 만들어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 회장의 이재용 부사장의 경영승계는 조금 지연되거나 불확실해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한 가신들에 의해 이재용 씨 남매의 승계경쟁 구도를 관리하는 형태의 불안정한 과도기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의 복귀가) 이재용 씨에게는 별로 달가운 소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교수 인터뷰 전문
☎ 손석희 / 진행 :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경영일선에 전격 복귀합니다. 지난 2008년 4월 22일에 삼성특검 문제로 대국민 사과와 함께 퇴진선언한지 23개월여 만이고 작년 말에 정부로부터 단독특별사면을 받은 지 석 달이 채 되지 않은 그런 시점이네요. 물론 논란이 뜨겁습니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를 연결했습니다. 여보세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네, 안녕하십니까?

☎ 손석희 / 진행 :

네, 안녕하셨습니까? 특별사면이후부터 이 전 회장 복귀에 대한 예측은 계속 있어 왔습니다. 그러다 어제 이렇게 발표가 되면서 좀 급작스럽다 라는 그런 느낌도 없지 않아 있긴 있는데 이렇게 빨리 회장직 복귀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는 일단 위기감에 대한 얘기가 삼성 쪽으로부터 나왔습니다.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예, 그렇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동의하시는지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물론 그런 측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어제 삼성 측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최근에 토요타사태가 보여주듯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이 필요했다 라고 얘기할 수도 있는데요. 저는 그것보다도 보다 직접적인 원인이 있다 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것은 뭐냐 하면 삼성그룹의 유인체계 또는 지배구조 상의 문제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모든 것이 이건희 회장에 의해서 결정되는 뭐냐 하면 삼성그룹의 임직원은 자신의 승진이나 금전적 보상이 이건희 회장에 의해서 결정된다 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건희 회장에게 과잉충성 하는 이런 이른바 가신그룹들의 어떤 인센티브 구조의 왜곡이 모든 것을 어떤 정보를 왜곡해서 이건희 회장의 복귀가 필요하다 라는 식으로 보고를 했고 그것에 의해서 모든 결정이 이루어지는 이런 지배구조상의 문제, 그로 인한 가신들의 과잉충성의 결과물이 이런 조속한 경영복귀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예, 송화기로부터 조금 떼고 말씀하시면 좋겠습니다. 퍽퍽한 소리가 들어가기 때문에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예.

☎ 손석희 / 진행 :

원래 정부 특별사면의 목적은 동계올림픽유치였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그런데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여부가 판가름 나기 전에 경영부터 복귀하는 것은 정부가 부여한 역할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 라는 얘기가 나왔고 또 한편에서 삼성 쪽에서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도 현업복귀가 필요하다 라는 논리를 또 내놓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뭐 그것에 관해선 제가 직접 알 길은 없습니다만 하여튼 이건희 회장의 단독사면은 이명박 정부에게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던 것은 틀림없습니다. 2007년 말에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법 개정이 이루어졌고 그 이후에 첫 번째 그 현 정부의 사면에서 비리가 있는 기업인들을 대거 사면해서 그로부터 비판을 받았던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으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겠고요. 그 다음에 제가 직접 들은 얘기는 아닙니다만 간접적으로 들은 바에 의하면 정부에서 이건희 회장을 단독사면을 하는 대신 다만 암묵적인 조건으로서 너무 서두르지 마라, 즉 2010년에는 경영복귀를 안 했으면 좋겠다 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라고 저는 들었습니다. 뭐 그것에 비춰본다라면 이건희 회장의 이런 급작스러운 복귀라고 하는 것은 정부의 뜻과도 그렇게 일치하지 않는 그런 뭐 이른바 삼성의 의사결정이 정부의 뜻도 오버할 수 있는 그런 어떤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이 됩니다.

☎ 손석희 / 진행 :

아까 첫 질문에서 김상조 교수께서 지배구조상의 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면서 뭔가 가신그룹의 잘못된 왜곡된 정보전달에 의한 결정이 아니냐 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내세운 이른바 위기감의 표출, 그러니까 위기국면에 있어서의 회장의 복귀 필요성, 그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말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꼭 그렇진 않습니다. 기업 경영하는데 있어서 CEO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라는 것에 대해서는 누가 부정을 하겠습니까? 그것에 대해서 제가 근본적으로 부정한다 라는 얘기는 아니고요. 다만 우리가 생각해봐야 될 것이 지난 2년 동안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서 이른바 퇴진해있었는데 그 2년 동안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상황이었습니다. 뭐 이건희 회장이 있든 없든 간에 세상의 어느 기업이 그와 같은 경영환경 속에서 공격적으로 투자를 할 수가 있었겠는가 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유독 삼성만이 이건희 회장이 없어가지고 지난 2년 동안 소극적인 경영을 했다, 이렇게 얘기하긴 어렵겠고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해보면 그 2년 동안 삼성전자는 LCD나 LED와 같은 그런 어떤 제품에서 또는 휴대폰 단말기에서 정말 놀라운 어떤 경영성과를 기록했기 때문에 위기라고 얘기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반면 최근에 애플사가 개발했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이런 혁신적인 제품과 비교해서 왜 애플은 만드는데 삼성전자는 만들지 못하느냐, 이런 어떤 것이 위기의 한 요소라고 지적되는 것은 정당하다 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다만 삼성전자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그런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지 못하는 것은 그 기업문화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즉 상명하달의 이런 경직적인 의사결정구조 때문에 나오는 문제라고 생각이 되는데 그 문제를 이건희 회장의 복귀를 통해가지고 황제경영을 강화한다고 해서 과연 그와 같은 문제, 또는 혁신적인 제품의 개발이라는 것이 해결이 될 수 있을까 라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의문을 갖고 있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예, 토요타 사태라든가 방금 말씀하신 아이폰 열풍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위기의식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물론 나왔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른바 황제경영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만 이건희 전 회장의 복귀가 필요할 만큼 그렇다면 지금의 삼성그룹이 절박한 상황이냐 여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수가 있는데요. 이건희 회장은 절박한 상황이라고 보는 것 같고 김상조 교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저는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삼성그룹, 또는 삼성전자가 굉장히 위험한 위기상황에 몰려 있다 라고 하는 기본진단에는 그게 그냥 추상적인 차원에서 하는 얘기라면 동의할 수 있겠지만 현재 어떤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삼성전자의 현재적인 모습을 가지고 위기를 얘기한다 라고 한다면 그건 조금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하고요. 오히려 이러한 위기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과연 이건희 회장의 복귀가 그 위기를 극복하는데 과연 도움이 되겠느냐 라는 것에 대해서 판단을 해봐야 되는데 과거에 그룹회장 직으로 있을 때 이건희 회장이나 또는 지난 2년 동안 물러나 있었을 때의 이건희 회장의 위치나 사실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매일 같이 회장실에 출근해서 그룹계열사의 어떤 경영상황을 점검하고 투자에 관한 의사결정을 하는 이런 식의 경영참여를 해왔던 분은 아니시고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에 굉장히 상징적인 존재라고 할 수가 있겠는데 그런 어떤 상징성을 가진 분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그룹이 위기다 아니라 라고 얘기한다면 그것은 아마 삼성그룹의 경영체제나 지배구조가 그만큼 취약하다 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라고 생각이 되고요. 이런 것을 통해가지고 다시 한번 진짜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한 주변에 가신들이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를 더욱더 강고하게 만들어간다면 그거야말로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2008년 4월 22일에 기자회견에서는 사퇴와 함께 삼성그룹 전략기획실을 해체한다라든가 이런 경영쇄신안이 발표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러면 그 경영쇄신안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사실 어제의 이건희 회장의 복귀와 사실상 경영기획실의 부활을 통해가지고 2년 전에 경영쇄신안은 없던 일로 그렇게 아마 삼성은 공식선언한 것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 손석희 / 진행 :

그러면 전략기획실도 뭐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겠지만 부활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예, 실제로 이건희 회장의 복귀와 그리고 그룹경영체제의 강화를 위해선 그 이름이 무엇이든 간에 전략기획실과 같은 컨트롤타워는 불가피한 것입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컨트롤타워가 법적인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는 그런 구조를 갖고 있느냐 라는 것이 문제일 텐데요. 어제 삼성그룹의 발표문도 가만히 보시면 그것을 다시 부활시키는 것 자체를 고민하고 있다 라는 뜻이 아니라 전략기획실이라는 이런 조직은 법적인 실체를 가질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과연 어디다 어떤 형식으로 두느냐 라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라는 차원으로 이해를 해야 될 것입니다.

☎ 손석희 / 진행 :

후계구도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지난번에 2008년에 물러나면서 이재용 부사장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이런 관측이 나왔었는데 이번 일로 그건 역시 없던 일이 되는 걸까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물론 우리나라 재벌체제의 특성상

☎ 손석희 / 진행 :

아예 없던 일이 되는 건 아니겠으나,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예, 그렇죠. 언젠가는 이재용씨가 그룹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경영을 승계하겠죠. 다만 이제 그게 언제 어떤 방식으로 될 거냐 라는 게 아마 많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 될 텐데요.

☎ 손석희 / 진행 :

유보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겠군요.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물론 이건희 회장 본인이 삼남으로서 형들을 제치고 경영권을 승계했던 것만큼 이 문제는 진짜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건희 회장의 복귀를 통해가지고 오히려 그 아들 이재용씨로의 경영승계는 조금 더 지연되거나 또는 불확실해지는 측면이 있다 라고 생각이 됩니다. 즉 뭐냐 하면 이학수 부회장을 비롯한 가신들에 의해서 이재용 씨 남매의 어떤 승계경쟁구도를 좀 더 관리하는 형태의 불안정한 과도기가 상당히 길어질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이재용씨에게는 별로 달가운 소식은 아닐 거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 손석희 / 진행 :

예, 잘 들었습니다.

☎ 김상조 / 한성대 교수 :

네, 네.

☎ 손석희 / 진행 :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의 인터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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