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 삼성 이병철 전 회장 기념방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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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내방송으로 전락했나” … KBS “기획의도 이 회장과 무관”

KBS <열린음악회>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방송을 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KBS는 지난 27일 부산 신세계센텀시티에서 다음달 4일 방송될 <열린음악회>를 녹화했다. 부산광역시가 주최하고 신세계의 후원으로 진행된 이날 음악회의 초대권에는 ‘호암 이병철 회장 100주년 기념’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음악회를 협찬한 신세계의 이명희 회장은 고 이병철 회장의 딸이다.

▲ 27일 부산 신세계센텀시티에서 진행된 <열린음악회>의 초대권. 프로그램 제목 아래 '호암 이병철 회장 탄생 100년 기념'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당장 <열린음악회> 홈페이지 시청자게시판은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공영방송이 삼성 사내방송으로 전락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도 29일 성명을 내 “공영방송 KBS가 정권홍보도 모자라 재벌 홍보방송으로까지 전락했다”며 해당 방송의 편성 취소를 요구했다.

KBS본부는 “삼성이 창업주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장소와 돈을 제공하고 KBS는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해 갖다 바친 꼴”이라며 “‘삼성 사내방송’이라는 시청자들의 비난에 무슨 할 말이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KBS 새노조 “편성 취소하라” … 진보신당, 방영금지가처분 신청 

진보신당도 29일 브리핑에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행동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해당 <열린음악회>의 방영금지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진보신당은 또 “아무 명분도 없는 이번 방송이 강행될 경우 KBS에 대한 수신료 거부운동 등 더 강력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BS는 “이번 음악회의 기획의도는 이병철 회장과 무관하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강선규 홍보팀장은 “다음달 4일 본방송에는 이병철 회장과 관련된 내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음악회를 협찬한 신세계 쪽에서 초대권을 발행하면서 이 회장 탄생 기념 문구를 집어넣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S는 최근 정부 협찬을 받은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보내면서 ‘정부정책 홍보’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열린음악회>는 지난 1월 한국전력으로부터 협찬을 받아 ‘원전 수출’을 기념하는 방송을 제작해 ‘정부 홍보방송’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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