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 고개 드는 ‘북한 도발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클리핑] 천안함 침몰 … 국민 “해군 생존자 함구령 의혹”

천안함 실종자들이 대거 몰려있을 것으로 보이는 함미(배꼬리)가 발견됐지만, 잠수요원들의 망치질에도 내부에선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함내 산소량에 비춰볼 때, 29일 오후 6~7시를 기점으로 실종자들이 버틸 수 있는 최대 생존 기간인 69시간을 넘어서, 실종자 가족들은 피를 말리고 있다.

게다가 거센 조류와 한 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바다 속 시계는 수색작업을 더디게 해, 구조요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경향신문 3월 30일자 1면.
이러한 가운데 해군의 ‘늑장대응’에 대한 비판과 사고 수습과정의 여러 가지 의혹들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고 직후 생존자 구조 상황에서 해군 고속정의 역할에 의문이 제기되고, 천안호 함미도 사고 이틀 만에 민간어선의 도움으로 발견되면서 비난 여론이 잇따랐다.

정확한 사고시각은 언제? 의문의 ‘14분’

<한겨레>는 “실종자 가운데 1명이 여자친구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다 사고 14분전 갑자기 연락이 두절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국방부가 발표한 사고 시각인 26일 밤 9시 30분보다 이른 시각에 사고가 일어났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증거”라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국방부는 26일 밤 사고 시각을 밤 9시 45분으로 발표했으나, 27일 국회 보고 때는 9시 30분으로 수정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사고시간을 9시 25분이라고 고쳐 말해 혼란을 가중시켰다. 해양경찰청은 28일 보도자료에서 이번 사고의 발생시각을 26일 밤 9시 15분으로 적었다.

국민 “해경, 구조 해군 잘못된 정보로 구조 중단”

<국민일보>는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당시 구조된 해군이 실종자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바람에 해양경찰이 구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구조 활동 중이던 해경은 천안함 최원일 함장과 함께 마지막으로 구조한 12명 가운데 한 병사에게 “천안함에 사람이 더 남아 있느냐”고 물었고, 해당 병사는 “제가 마지막입니다”라고 말해 구조 작업을 중단했다.

국민에 따르면 해경 측은 당시 구조 지속 여부는 전적으로 해군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마지막’이라고 한 사람이 누구인지, 또 그가 말한 내용이 ‘갑판에 있던 병사 중 마지막’이라고 한 의미인지 등에 대해 확인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국민은 “또 국방부와 해군 측이 생존자 및 해군 관계자들에게 함구령을 내려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입을 막으려는 정황도 포착됐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생존자들이 머물고 있는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과 실종자 가족이 있는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함구령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생존자 가족은 “가족은 나가 있으라고 하더니 오후 3시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아들을 조사했다”며 “어떤 조사인지, 무엇을 물어봤는지에 대해 아들 역시 가족에게 전혀 입을 열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기택 하사의 아버지 김진천(56)씨 역시 “아들이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고 묻지도 말라고 했다”고 답했다.

조선 “북한 해상저격부대의 작전 가능성”

사고 원인에 대한 각종 추측이 난무하면서, 북한 도발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등은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29일 국회 국방위 회의에서 “북한 개입성 없다고 한 적 없다”는 발언을 비중 있게 다루며, 북의 연관설을 차단했던 초기 대응과 달려졌다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고위 탈북자들의 말을 빌어 천안호 침몰이 “북한 해상저격부대의 작전일 수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대남 공작부서 출신의 한 탈북자는 “북한은 1999년 서해에서의 첫 교전 이후 정규해전에서는 남한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비정규적 전투로 적함을 괴멸시키는 방법을 계속 연구했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3월 30일자 5면.
조선은 30일 사설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이 어뢰나 기뢰를 이용한 의도적 공격으로 드러날 경우 맨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그간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할 수 없다며 무력 도발을 공공연히 외쳐왔고, 과거부터 경비정과 반(半)잠수정 등을 동원한 파괴 활동을 계속해온 북한”이라며 북 개입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어 사설은 “천안함이 북한의 기뢰 또는 어뢰 공격을 받고 침몰한 것이 사실로 입증되는 순간 대한민국은 국가적 차원의 대응을 결정해야 할 고비를 맞게 된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전시(戰時)에 준하는 국가적 위기도 각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 대기자 “북한, 확인돼도 부인할 것 … 보복할 수 있을까”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을 통해 “아직 침몰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북한의 공격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만의 하나 북한의 소행으로 확인된다면 크나큰 안보 위기로 직결된다. 모두가 자중하면서 실종자 구명과 수습을 성원하는 한편으로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나가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문창극 대기자는 같은날 칼럼에서 “북한의 짓이라고 가정해 보자. 정규전투가 아니고 일종의 테러이기 때문에 은밀하게 했을 것”이라며 “조사 결과가 그렇게 나와도 북한은 부인을 할 것이다. 상대가 부인하는데 우리가 보복할 수 있을까? 만약 보복한다면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사태가 겁이 나 청와대가 앞장서 북한 연계성을 축소하는 발언을 하는가? 사실이 그럴 때 북한은 이 정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캐물었다.

그는 또 실종자 수색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바다의 사나이’들은 조국을 위해 사랑하던 천안함과 함께 그렇게 파도 속에 묻혔다.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며 “그 길은 우리가 원인을 둘러싸고 분열해서도, 꽁무니를 빼서도 안 된다. 단합해야 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북한을 빨리 통일시키는 것”이라는 묘한(?) 결론을 내렸다.

한편, <동아일보>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천안함 침몰의 원인 규명이 끝내 이뤄지지 않고 ‘영구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동아에 따르면 정부와 군 당국자들은 “침몰의 정확한 원인은 천안함 함미의 상태를 정밀하게 조사한 뒤에나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는 기뢰에 의한 폭발 가능성이 높다”며 “하지만 기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리더라도 누가 기뢰를 설치했는지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故 최진실 동생 최진영 자살

탤런트 고 최진실씨의 동생 진영씨(39)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2008년 10월2일 누나의 죽음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최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최씨의 후배와 어머니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후 2시14분 신고가 접수돼 119구급대가 출동, 오후 2시25분에 도착해 최씨를 발견했으나 이미 호흡과 의식이 없었다”고 밝혔다.

최씨를 실은 구급차는 2시35분쯤 자택을 떠나 2시45분쯤 강남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 측은 “사망 상태로 응급실에 도착했다”며 “외관상 목 주변에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는데, 119 대원은 ‘목을 매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최씨의 자택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말했다. 숨진 최씨는 2008년 누나가 사망한 이후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조카들을 보살펴왔다. 최씨의 돌연한 사망을 두고 누나의 죽음 이후 우울증이나 심리적 고통 때문에 자살을 시도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씨의 소속사 엠클라우드 엔터테인먼트 측은 “진영이가 오늘(29일) 아침 한 방송국 관계자와 저녁 8시30분에 식사 약속을 잡은 사실이 확인됐다. 미리 계획한 자살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