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5명은 모두 기존 노조를 탈퇴했으며, 그 중 4명은 KBS 새 노조의 조합원이다. 인사 대상자 가운데 김영한 PD는 전임 이병순 사장 시절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해 KBS 공영성 추락을 비판했고, 국은주·박종성 PD는 선거를 도왔다. KBS는 다음달 1일 인사를 낼 예정이며, 라디오 PD들은 5일부터 지방에서 근무하게 된다.
이번 인사에 대해 이종만 KBS 라디오본부장은 “지역라디오 활성화차원에서 지역 경험이 없는 상위 기수부터 차례로 예외 없이 지방근무를 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번 순환근무는 다른 부서와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엄경철)는 “새 노조 탄압을 위한 보복 인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KBS 본부는 지난 26일 낸 성명에서 “일신의 안위보다는 공영방송 KBS를 위해 험한 길과 바른 말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며 “이런 사람들을 콕 찍어 라디오PD들과 새 노조로부터 격리시키겠다니, 너무나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라디오 PD을 비롯한 KBS PD협회(회장 김덕재)도 ‘보복인사 철회’를 요구하며, 이를 주도한 사측 라디오 간부들의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을 포함한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은 지난 29일부터 사측에 항의하는 출근길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KBS PD협회는 지난 29일 성명을 통해 “(인사 대상자들은) 현 정권의 공영방송 길들이기에 협조하지 않고 PD의 양심과 상식을 지키고 있는 20년차 전후 PD들”이라며 “지역 라디오 활성화를 위해 백의종군하라는 라디오 본부장의 궁색한 변명은 ‘보복인사’라는 구린 속내를 숨기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협회는 “오히려 지금 당장 활성화 대책이 필요한 곳은 본사 라디오라는 게 KBS PD사회의 중론”이라며 “KBS 1라디오에 ‘일방적 정권홍보 프로그램’인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 연설이 전파를 타면서 본사 라디오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급속히 훼손됐다. 지난 2년간 KBS 라디오 청취율은 하락을 거듭해 경쟁사와의 격차가 현격히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KBS의 한 라디오 PD는 “라디오위원회를 열어 노사가 원점에서 인사 문제를 다시 논의하는 등 전향적인 변화가 없다면, 투쟁 강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KBS는 김인규 사장 취임 후 비판적 입장을 보여 온 김현석 전 기자협회장 등을 사전 통보 없이 지역발령 내 ‘보복 인사’ 논란을 일으킨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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