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디어클리핑] 이 대통령도 ‘북 연루설’ 추측보도 우려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북한 연관성과 관련해 “정황증거가 전혀 없는데 북한이 개입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경향신문>이 전했다.

경향은 2일자 신문 1면 머리기사 <이 대통령 “북 개입 증거 없다”> 기사에서 이 대통령이 특사 자격으로 최근 외국을 다녀온 한나라당 박희태·김학송·김정훈 의원 등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국가는 증거를 갖고 해야 할 책무가 있다. 예단은 맞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때는 뭐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 증거가 없다. 정황 보고나 낌새가 전혀 없다”며 “언론에 자꾸 추측성 보도가 나오는데 참 위험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4월 2일 1면
조선·동아 ‘北 연루설’ 불 피우기 계속

이 대통령이 직접 북한 연루설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지만 보수 신문들은 북한 연루설에 무게를 실은 보도를 계속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1면 <속초함, NLL인근까지 필사적 추격> 기사에서 “지난달 26일 천안함이 침몰한 직후 인근에 있던 초계함 속초함은 천안함을 공격했을 것으로 간주한 표적을 잡기 위해 경고사격을 생략한 채 곧바로 격파사격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속초함은 북한과의 교전 위험을 감수하며 북방한계선(NLL) 인근까지 표적을 추격해 포격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국방부가 1일 ‘천안함 침몰 관련 국방부 입장’이란 제목의 29쪽짜리 해명자료에 따른 것으로 동아는 “군은 속초함의 격파사격 사실을 지난달 31일까지 감춰왔고, 사고 발생 초기에는 ‘조명탄을 쐈다’고 했다가 이후 ‘새떼를 보고 경고사격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며 “그러나 당시 사활을 걸고 추격한 급박했던 상황에 대해 군은 ‘경고사격 생략’ 사실도 인정하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1면 기사에서 “지난달 26일 밤 천안함 함장(최원일 중령)이 폭발이 일어난 직후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처음 보고할 때 ‘피격당했다’고 상황 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 함장이 종합적 상황 파악을 한 뒤 보고를 했는지 아니면 상황 파악이 덜 된 상태에서 본능적인 표현을 쓴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4면 <“북상 물체, 北잠수정으로 보고 쐈다”> 기사에서 천안함 침몰 직후 속초함이 북상하는 물체를 보고 130여발의 격파사격을 한 사실을 전하면서 군이 북상 물체를 ‘새떼’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 “당시 백령도에 있던 공군 레이더에는 이 새떼가 잡히지 않았다”며 북한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또 같은 면 <北 잠수정·반잠수정 기지 떠난 것 알 수 있다> 기사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심사는 천안함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26일을 전후한 북한 잠수정 및 반잠수정의 움직임”이라며 “국방부는 지난 1일 브리핑에서 ‘백령도에 인접한 북한 해군기지에서 사고 발생일(26일) 전후 북한 잠수함(정)이 며칠간 사라졌다가 복귀한 바 있다는데 사실인가’라는 질의에 ‘현재는 당시 사고 인근지역에서 북한의 잠수함(정) 활동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조선은 “기지에서 잠수함(정)이 사라진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사고 현장주변에서 잠수함(정) 활동이 없었다는 ‘동문서답’이 나왔다. 만일 기지주변에서 잠수함(정)이 사라진 적이 없다면 ‘사라진 적이 없다’고 즉답을 했을 것”이라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 동아일보 4월 2일 1면
北연루설 보도, 국가안보의 기본?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보수 언론의 확인되지 않은 ‘북 연루설’ 보도를 놓고 야당은 물론 이 대통령까지 나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대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발끈했다.

동아는 39면 사설 <국가안보의 기본까지 허물어선 안 된다>에서 “야당과 일부 사회단체 및 언론은 북한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군 당국의 원론적 언급을 ‘북풍(北風)에 의한 보수층 결집 음모’라고 주장한다”며 “무책임한 편 가르기”라고 비판했다.

동아는 “이들은 천안함 참사를 6·2 지방선거의 불쏘시개로 쓰려는 의도마저 드러낸다.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형 사고가 터졌을 때는 내부 분열을 멈추고 외부로부터의 위험을 먼저 경계하고 제거하는 게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방부가 교신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한 비판과 여론과 관련해 “침몰 원인과 조사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겠지만 국가 안보에 직결된 민감한 군사기밀까지 가리지 않고 내놓으라는 것은 지나치다”며 “국가안보의 기본을 허물지 않는 성숙하고 분별력 있는 국민의식이 요망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준전시 상황”

<조선일보>도 39면 사설 <나라 品格 갉아먹는 인터넷 속 들쥐들>에서 “인터넷에는 ‘400m도 아니고 40m에서 6일도 넘게 (선체를) 못 건져 올리는 사상 초유의 코미디…(생략)’ ‘저런 능력으로 무슨 전쟁을 하겠다고…’ 같은 악담이 널려있다. 이 대통령 사고 현장 방문 기사에는 ‘아주 멋진 가죽점퍼를 걸쳐 입고, 무슨 연예인인가’하는 댓글이 붙어있다”며 “이런 나라 상황에서 인터넷에 댓글을 달고 잇는 사람들은 정상이라 할 수 없다. 심성이 삐뚤어졌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그들은 우리사회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또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 당시의 상황을 규명할 수 있는 교신내용 등을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야당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정도를 벗어났다…(중략) 미국이 2001년 9·11 테러를 당하자 여야 지도부는 사건 발생 다음 날 모두 워싱턴 의사당 앞에 모여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언론들은 ‘눈물’ ‘보복’같은 감정적 단어들을 가급적 기사에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정부와 국민의 냉정한 대처를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한민국 해군 함정이 대한민국의 최전방에서 한밤중에 폭발, 침몰해 해군 장병 수십명의 생사를 알 수 없게 된 사태는 그 자체로 준전시나 다를 게 없다”며 “이 위기 상황에서 정치권과 언론, 국민이 얼마나 의연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가로서, 그 국민으로서의 품격이 판가름난다”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4월 2일 39면
군, 무엇을 감추는 걸까

국방부가 공식 설명한 천안함 침몰 사고 발생 시각이 1주일 사이에 세차례나 앞당겨졌다. 국방부가 1일 “천안함 사고 발생시간을 3월 26일 밤 9시 22분께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군은 사고 당일인 3월 26일에는 밤 9시 45분이라고 밝혔으며 이후 밤 9시 30분(3월 27일 발표), 밤 9시 25분(3월 29일 발표), 밤 9시 22분(1일 발표) 등 계속해서 사고 시간을 앞당겼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1면 머리기사 <또 앞당겨진 사고시각…뭘 감추고 있나>에서 “사고 발생 시각과 같은 기초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공식 발표조차 오락가락하고, 천안함 생존자에 대한 언론 접근을 원천봉쇄하는 바람에 국방부가 일부러 사건의 실체를 감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어 3면 기사에서 군이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청와대에 제대로 보고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드러냈다.

기사에 따르면 국방부는 사고 다음날인 지난 3월 27일 백령도 해병 초소에서 찍은 열상감시장비(TOD) 동영상의 존재를 확인했지만 <한겨레>가 3월 30일 관련 보도를 한 직후 뒤늦게 공개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사고 직후 장면을 빼고 40분이 넘는 전체 분량 가운데 편집된 1분 20초만 공개했다. 또 밤 9시 33분 이전의 동영성은 없다고 밝혔다.

▲ 한겨레 4월 2일 3면

하지만 동영상 은폐에 대한 논란이 일자 지난 1일 국방부는 추가로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그 앞부분의 존재를 몰랐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백령도 근무 초병이 ‘꽝’하는 소리를 듣고 상부 지시를 받아 바로 찍었기 때문에 30일 1차 공개 때 33분 이전의 자료가 있는 줄 몰랐다는 설명은 군색하다. 이 때문에 국방부가 말 못할 사정이 있기 때문에 초기 영상자료를 감췄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초기 동영상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주체가 누구인지도 의문”이라며 “영상자료 편집과 관련해 군 당국은 이날 ‘정보 당국에서 했다’고 말했으나 이기식 합동참모본부 정보작전처장은 애초 ‘정부에서 했다’고 말했다가 이틀이 지난 이날(1일) ‘정보에서 했다고 했는데 언론이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하는 등 혼란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군의 설명을 사실로 받아들이더라도 초기 동영상을 빠뜨린 것은 ‘(천안함 사고원인에 대해) 가감없이 진상을 공개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와도 어긋난다”며 “초기 동영상의 뒤늦은 공개는 군이 정확한 정보를 청와대에 보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조차 근본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 실종자 가족 취재 통제…왜?

<경향신문> 2면 기자메모 <실종자 가족 취재까지 막는 해군>에 따르면 해군의 언론 통제가 도를 넘고 있다.

경향 사회부 송진식 기자가 작성한 기자메모에 따르면 천안함 사고 후 본격 취재가 시작된 지난 3월 28일 해군은 예비군 교육장 내로 기자들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언론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김태영 국방장관·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등이 차례로 방문하자 오후 9시까지 취재를 허용하더니, 다음날인 29일엔 도련 ‘취재허용 시간’을 들고 나와 언론사별로 기자 1명씩, 오후 1~5시까지만 취재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1일에는 “안보문제상 군 부대엔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며 사령부 정문 밖에서 만나라고, 사실상 숙소 취재를 차단했다.

송 기자는 “가족들이 숙소에서 정문 밖으로 나오려면 반드시 차량에 탑승해야 하는데, 사고 1주일간 뜬눈으로 밤을 지새 지칠대로 지친 가족들을 밖으로 불러내 취재하라는 것은 사실상 취재를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해군이 가족들의 분노나 가족들을 통해 전해진 여러 의문점들에 대한 보도에 부담을 가질 순 있지만, 가족들과 언론을 갈라놓는 이유가 그것이라면 정보도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서 알 권리만 통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조선일보 4월 2일 25면
아이돌 스타 드라마 출연, 어떻게 봐야 하나

“저거 입만 열면 학예회네. 저걸 어떻게 해?” SBS 월화드라마 <오 마이 레이디>에서 드라마 감독 이한위가 한숨을 쉬며 하는 말이다. ‘저거’는 드라마 주연을 맡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발연기’를 펼치는 아이돌 톱스타다.

<조선일보>는 25면 <‘아이돌 스타’가 점령한 방송 드라마> 기사에서 “아이돌 스타의 부족한 연기력을 비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실제 아이돌스타인 ‘슈퍼주니어’의 최시원”이라며 “아이돌 스타들이 공연 무대를 넘어 브라운관을 점령하고 있는 현상이 점점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은 지난 3월 31일 첫 방송 된 수목드라마 대전을 “아이돌 스타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KBS <신데렐라 언니>와 MBC <개인의 취향>엔 아이돌 스타인 2PM의 택연과 2AM의 임슬옹이 각각 주연급 조연으로 출연한 탓이다.

기사에 따르면 아이돌이 비중있게 출연하는 드라마는 계속된다. 4월 말 방송 예정인 <파라다이스 목장>은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이 주연으로, 5월 방송될 <버디버디>엔 애프터스쿨의 유인가 출연한다. 올 연말 방송 목표인 <아테나: 전쟁의 여신>엔 소녀시대의 한 멤버가 출연할 예정이다.

조선은 “시청자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의 씨엔블루 정용화나 <맨땅에 헤딩>의 동방신기 유노윤호처럼 의외로 나쁘지 않은 연기를 보인 경우도 있지만 혹평이 대체적”이라며 “<개인의 취향>은 방송 직후 홈페이지 게시판에 ‘임슬옹 연기가 너무 민망했다’ ‘대사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아이리스>에 출연했던 빅뱅의 탑도 ‘표정과 발음 모두 어색하다’는 공격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조선은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이돌 스타를 기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본방사수’를 외치며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고정 팬을 확보할 수 있고,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되기 때문”이라며 “기획사나 아이돌 입장에서도 비교적 수명이 짧은 가수로서 노래만 하는 것보단 연기를 겸하는 것이 연예인으로 오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조선은 한 제작사 대표의 말을 인용, “배우의 기본은 발성인데, 이조차 교육받지 못한 아이돌 스타들이 드라마로 몰리면서 시청자들은 배우에게서 감동과 재미를 느끼는 경험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은 점점 좁아지고, 실력있는 배우들의 저변 역시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