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시대 기술과 예술의 통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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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시대 기술과 예술의 통섭
[시론]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승인 2010.04.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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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통합미디어법의 통과, 무선과 위성 채널의 본격화, 3D 영상채널의 대중화, 그리고 아이폰과 트위터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뉴미디어 문화자본은 어떻게 재편될까? 아마도 뉴미디어의 혁명은 ‘플랫폼’과 ‘솔루션’이라는 두 가지 과정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전자가 미디어 융합이라면, 후자는 예술의 통섭이다. 앞으로 TV, 케이블, 인터넷, 위성, 유선통신, 모바일 간에 방송 통신 융합 전략들은 지금보다 더 가속화할 것이다.

일례로 IPTV는 인터넷과 텔레비전의 융합이라 할 수 있고, DMB는 위성과 텔레비전의 융합, 스마트폰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융합으로 볼 수 있다. 미디어의 융합에 따라서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플랫폼과 기기들이 등장한 것이다. 미디어 융·복합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전략들을 구사하는 곳이 바로 KT이다. KT는 지난 몇 년 사이 ‘SHOW’, ‘QOOK’, ‘Olleh!’와 같은 융합적인 플랫폼을 개발했는데, 이는 다양한 영역의 통신 솔루션을 보유한 KT의 장점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미디어의 융·복합 기술은 앞으로 하나의 미디어에 다양한 콘텐츠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즐길 수 있을까에 집중할 것이다. 스마트 폰의 등장은 이러한 두 가지 당면한 질문에 가장 적합한 미디어 플랫폼이다.

그러나 뉴미디어는 플랫폼의 혁신만으로 문화자본을 재생산할 수는 없다. 문제는 새로운 콘텐츠의 창작과 개발이다. 스마트폰에 어떤 콘텐츠를 공급하고, 트위터를 어떻게 소비할지에 대한 구상은 새로운 창의적 상상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뉴미디어의 감성적인 상상이다. 뉴미디어의 감성적 상상력은 유비쿼터스 시대 예술의 새로운 통섭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다. 바로 두 번째 과정이 예술의 창의성을 활용하는 새로운 콘텐츠의 출현이다. 로봇 공학은 로봇의 기술적인 능력을 확장시키는 단계를 지나,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감각과 닮아갈 수 있는 다양한 미적 실험들을 선보이고 있다.

▲ 애플 '아이패드'를 선보이고 있는 스티브 잡스 ⓒApple
이른바 발레를 추는 퍼포먼스 로봇, 웃고 우는 감정 로봇,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로봇은 공학의 최고 단계의 기술을 실험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 과학에서는 인간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초미립자의 세계를 디자인으로 전환하는 ‘나노아트’, 인간의 생체를 예술의 재현으로 전환시키는 ‘배아 아트’(embryo art)가 과학에 미학을 접목시키는 사례들이다. 최근 미디어아트와 디지털 예술계에서 시도하고 있는 인공생명 예술이나 초현실주의적 시네마(i-cinema)와 같은 실험들은 예술이 기술의 힘에 의해 새로운 표현의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현재 뉴미디어의 기술 환경의 핵심 쟁점은 무선 랜과 플랫폼을 접목하는 솔루션 기술이다. 이 솔루션 기반을 누가 먼저 선점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드는가가 현재 뉴미디어 문화자본의 향방이 걸려 있다. 그러나 차세대 뉴미디어 문화자본의 관건은 이러한 무선 플랫폼에 어떤 콘텐츠를 정착시킬 것인가에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HD 영상을 뛰어넘는 4차원 입체 영상의 가상세계가 현실로 들어오는 시점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유비쿼터스 시대에 미디어의 화두는 미디어 그 자체를 삭제하는 것에 있다.

미디어가 미디어 아닌 것과 구별되지 않고, 스크린으로 존재하는 미디어의 물질성이 사라지는 가상세계가 도래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홀로그램 영상의 도입이나 가상현실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디지털극장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미디어 자체가 인공지능을 보유하거나 인지적 감각을 장착해서 자기 생성적 콘텐츠를 만들거나 거꾸로 인간의 신체의 일부가 미디어의 정보 데이터로 이식이되어서 미디어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사례들은 이제 SF 영화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제 일상 안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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