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봄개편 ‘친정부 프로그램’ 신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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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세계탐구’ 편성 … 이름 바꾼 ‘미수다’ 정책홍보 예능?

오는 5월 단행되는 KBS 봄 개편의 윤곽이 드러났다. KBS는 지난달 31일 ‘2010 TV 봄 개편안’을 이사회에 보고했다.

최근 잇단 ‘정권 홍보성’ 프로그램으로 입길에 올랐던 KBS는 이번 봄 개편에 ‘G-20 정상회담’ 참가국을 소개하는 〈G-20 세계탐구〉를 신설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찌감치 KBS 내부에서 “정권 홍보에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프로그램이다. 고영신 KBS 이사회 대변인은 “일부 이사들도 정부 홍보의 가능성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대신 ‘국제 시사프로그램’을 표방해 온 〈생방송 세계는 지금〉은 6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일선 PD들이 반발하자 사측은 “G-20 정상회담을 방송으로 풀 것이 별로 없다”며 “11월 G-20 회의가 끝나면 바로 〈세계는 지금〉이라는 타이틀로 돌아갈 것을 약속한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봄 개편과 함께 이름과 시간대가 바뀌는 〈미녀들의 수다〉도 정부정책 홍보 프로그램이라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사회 보고문건에 따르면 신설 〈쾌적한국 미수다〉(1TV, 토 오후 7시 10분)는 “세계 일류로 발전하기 위해 한국사회가 개선해야 할 점들을 국내 체류 외국인들의 시각으로 풀어보는 오락 토크쇼”라고 되어 있다.

KBS PD들은 지난 1월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출연해 법질서 캠페인을 홍보해 논란을 빚은 〈미수다〉의 전례를 언급하며 “〈쾌적한국 미수다〉는 제목이나 기획의도로 볼 때 정부정책 홍보에 동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도 지난 1일 낸 특보에서 “예능프로그램마저 정책 홍보수단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봄 개편과 함께 김인규 사장이 공언한 기자·PD저널리즘 통합 시도도 본격 추진된다. KBS 2TV는 〈8 뉴스타임〉를 폐지하고, 기자·PD가 함께 만드는 뉴스 버라이어티 〈생방송 투데이〉(가제, 오후 7시 10분~8시 35분)를 신설한다.

KBS는 또 〈역사스페셜〉과 〈환경스페셜〉을 폐지하고, 이를 〈KBS 스페셜〉로 통합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두 전문 프로그램을 없애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개편으로 장수 프로그램 〈TV는 사랑을 싣고〉을 비롯한 〈달콤한 밤〉 〈이야기쇼 락〉 〈무한지대 큐〉 등이 폐지되며, 〈해피버스데이〉 〈야행 버라이어티〉(가제) 〈심야콘서트락〉 등이 신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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