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김우룡 이사장 인사청탁 거부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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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 김우룡 이사장 인사청탁 거부했나
“인사 청탁 거부”…노조 “선임자 노조 명단 오갔을 것”
  • 원성윤 기자
  • 승인 2010.04.12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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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MBC 사장이 김우룡 전 방송문회진흥회 이사장으로부터 인사 청탁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집’ 인사개입 등과 관련해 전국언론노조MBC본부(본부장 이근행)가 총파업을 벌이고 있어, 오는 15일에 열릴 국회 문방위 업무보고에서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사장은 지난 4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관계사 인선 당시 김우룡 이사장으로부터 6건의 인사청탁을 받았다”며 “내가 거부하자 김 이사장이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회사 측에서는 6건의 실체에 대해 회피하고 있지만, 노조에서는 “선임자 노조 출신 등의 명단이 오갔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 발언에 대해 “오해하지 말라. 그쪽 얘기대로 인사한 것은 아니다. (인사를) 내 의지대로 한 것”이라며 ‘인사청탁’을 거부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말한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 사장의 발언은 일정부분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들린다. 지난달 6일 열린 방문진 이사회에서 김 사장은 김 전 이사장에게 ‘모욕’에 가까운 망신을 준 사실도 확인됐다. 김 사장은 “인사 관련해서 부탁할 것이 있으면 전화달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 하면서도 “하지만 내가 전화는 안 받을 수도 있다”라고 말해 김 이사장이 웃음거리가 됐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 김재철 MBC 사장이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MBC
〈신동아〉 인터뷰에서도 김 사장이 “(김 이사장 안을) 거부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김 전 이사장은 청소부 역할과 관련해 “물론 김재철이 안 하려고 했지”라고 말했다. 지역 MBC 광역화와 관련해서도 김 전 이사장은 “내가 끝까지 말렸는데 (김 사장은) 고집을 부렸어. 지방사 사장 인사는 방문진과 협의하도록 하고 있는데, 아무리 말려도 하겠다는 거야”라는 등 이견이 컸던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김 전 이사장은 “이번 인사는 김재철 사장 (혼자 한) 인사가 아니다”며 “큰집도 (김 사장을) 불러다가 ‘쪼인트’ 까고 매도 맞고 해서 (만들어진 인사)”라고 언급했다. ‘큰집’ 인사개입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인사가 갑작스레 단행된 것도 의혹을 더하고 있는 부분이다. MBC 관계회사(자회사 및 지방사) 사장 선임 당시 MBC 간부들 사이에서도 인사안이 전혀 공유되지 않은 데다, 징계전력과 선임자 노조 출신 인사가 대거 선임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김 사장은 지난 2일 열린 황희만 부사장 선임 당시에도 이사들에게 사전 통보 없이 이사회를 긴급 소집, 황 특임이사의 보직 변경 안건을 통과시켰다. 당시 김 사장은 “반대하는 사람 있으면 얘기해 보라”며 위압적인 태도로 말해 참석한 이사들이 김 사장의 태도에 어리둥절해 한 것으로 전해졌다.

MBC 한 관계자는 “엄기영 전 사장 시절에는 김우룡 전 이사장에게 매번 끌려 다니기만 해서 자괴감이 많이 들었지만, 김 사장이 김 전 이사장에게 맞서는 모습을 보면서 리더십에 희망을 가진 것도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인사개입 의혹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것을 보고, 이제는 (희망을) 저버렸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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