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MBC “소송 제기” … SBS “힘으로 중계권 빼앗겠단 의도”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을 둘러싼 방송사들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KBS와 MBC는 사실상 월드컵 단독중계 입장을 굳힌 SBS에 대해 “2006년 방송사 사장단이 합의한 ‘코리아풀’을 깼다”며 각각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법적 대응을 공식화했다. 조대현 부사장은 “SBS는 추상적이고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우며 중계권 협상을 지연시켰다”며 “사장단 합의를 깨고 몰래 단독 계약을 체결한 SBS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MBC도 13일 기자회견에서 “SBS가 방송 3사의 공동 협상에 참여해 입찰 금액을 알아낸 뒤, 공동 중계하기로 한 사장단 합의를 위반하고, 단독으로 코리아풀이 합의한 금액보다 더 높은 액수를 제시해 방송권을 따냈다”며 “이는 명백하게 MBC를 속이고, 입찰 업무를 방해한 것이다. 소송 준비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 MBC는 13일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SBS를 민·형사상 고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PD저널
하지만 KBS와 MBC는 구체적인 소송 일정을 밝히지 않아,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마지막으로 SBS를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영문 KBS 스포츠국장은 “ID 발급절차가 끝났지만, SBS가 합동중계를 하겠다고 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고, 허연회 MBC 스포츠제작단장도 “SBS는 취재단 ID 카드라도 지금 빨리 최대한 배분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KBS는 보도국에 중계권 관련 TF(Tast Force)를 꾸려 윤세영 SBS 회장의 재산 등을 조사하고 있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았다. 이준안 법무팀장은 “모든 취재의 시초가 다양한 제보에 의한 것이다. TF가 판단해 다각도로 취재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고, 배재성 스포츠제작팀장은 “모든 취재는 국민 알권리 충족에 맞춰져 있다. SBS 문제도 예외는 없다. 충분히 인지되고 제보가 들어오면 취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BS는 KBS와 MBC의 소송 방침에 대해 보도자료를 내고 “공영방송이 협상에는 최선을 다하지 않고 법적 조치를 예고하며 협박을 통해 힘으로 방송권을 빼앗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자사의 이익을 위해 계속 사실을 왜곡하고 힘으로 압박한다면 이로 인해 파생되는 모든 사태는 두 방송사의 책임”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