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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파업 연대사…“귀 없는 정권, 힘으로라도 굴복시켜야”

“공영방송을 무력화시키려는 세력에 반대하는 모든 정치세력의 연대가 필요하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MBC 사태의 궁극적인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며 “이 대통령이 직접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19일 오전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파업 집회에 참석, 연대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안녕 못 하시죠?”라고 운을 뗀 유 전 장관은 “MBC 직원은 아니었지만, 한 때 MBC에서 밥 얻어먹은 인연으로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 전 장관은 지난 2000년부터 2002년까지 MBC 〈100분 토론〉을 진행한 바 있다.

▲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9일 MBC노조 파업 집회에 참석해 연대사를 하고 있다. ⓒPD저널
그는 “MBC노조의 파업이 결코 공영방송 MBC만의 문제가 아님에도 국민들에게 잘 전해지지 않고 있다”며 “천안함 사태 등 대형 이슈들이 있다 보니 MBC노조가 소통하고 이 싸움의 의미를 알리기 힘들어지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MBC 사태의 궁극적 책임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그는 “미국에 가버린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을 임명한 사람도 이명박 대통령이고, 인사도 ‘큰집’에서 해서 내려 보낸 만큼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정부 때에도 KBS 사장 임명과 관련해 큰 파문이 있었다. 당시 서동구 사장이 대통령의 정책 자문을 했다는 이유로 노조에서 거부해 임명을 취소했다”면서 “MBC 사태도 결국 대통령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도 잘못한 게 있었지만, 그래도 비판을 받으면 수긍해서 바꾸기도 하고, 수긍이 안 되더라도 반대가 심하면 물러서는 식으로 해왔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안 풀리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귀가 없기 때문”이라며 “귀가 없는 정권, 싫은 소리를 전혀 듣지 않으려 하는 권력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이냐가 이번 사태의 본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천주교주교회의에서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고, 조계사에서도 수백 명이 모여 반대하고 있다. 각종 시민사회단체와 야당까지 나서 반대하고 있지만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똑같은 양상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떤 영역에서도 말을 듣지 않는다. 비판에 대해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대응하거나 절충하려는 태도가 전혀 없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시민사회와 노조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우리 고민의 핵심이다.”

▲ MBC노조 조합원 400여명이 19일 오전 집회에서 투쟁 의지를 다지고 있다. ⓒPD저널
그러면서 그는 “연대가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일방통행식 정책에 반대하는 여러 단체들이 있는데 연대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민주주의, 인권, 언론자유 등을 원하는 사람들이 광범위하게 손잡고 연대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권자로서 동맹 또는 연합·연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다 낙선시키면 이 대통령이 귀를 기울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면서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정권이라면 국민이 힘으로라도 이 정권을 굴복시켜야만 4대강 사업부터 언론장악까지 사회 전반을 사유화 하려는 행태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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