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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파업 ‘정치투쟁’으로 규정…“정치사장 특유의 술수”

김재철 MBC 사장이 20일 출근을 시도했으나, 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MBC 경영진들과 설렁탕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오전 8시 27분경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 보도국 조합원 등 100여명의 출근 저지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재철 사장이 MBC에 출근한 것은 지난 8일 이후 12일만이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MBC노조 조합원들이 “입만 열면 거짓말 김재철은 물러가라” “방송인은 MBC로 정치인은 지역구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막아서자, 김재철 사장은 “이건 정치투쟁”이라며 노조의 파업이 불법 집단행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 김재철 MBC 사장 ⓒMBC
김 사장은 “유시민 전 의원이 오고, 정연주 전 KBS 사장과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오고, 이게 정치투쟁 아니냐”며 “이 분들은 들여보내주고 나는 왜 안 되냐”고 물었다.

이에 이근행 본부장이 “거짓말쟁이 사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응수하자, 김재철 사장은 “내가 무슨 거짓말을 했냐”며 “조목조목 말해보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근행 본부장이 “김우룡 전 이사장을 왜 고소하지 않냐”고 묻자 김재철 사장은 확답을 피하며 “나도 자신 있으니까 토론회를 하자”고 말했다. 김우룡 전 이사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대단히 잘못 된 분”이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이에 연보흠 홍보국장은 “기자 생활하면서 가장 수치스러웠던 날이 김우룡이 신동아와 인터뷰한 날”이라며 “그게 어떻게 사장 개인의 문제냐”고 따졌고, 다른 조합원은 “한강으로 가시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MBC 1층 민주의 터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보흠 국장은 “김재철 사장이 이번 사태를 정치투쟁의 구도로 다시 짜려는 것 같다”며 “자신을 약자로 만들어 상황을 돌파하려는, 정치사장 특유의 술수”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재철 사장은 19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국장단 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20일에도 보직부장들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열 예정이다.

MBC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19일 국장단 회의에서 파업 장기화에 따른 대체인력 문제와 관련해 “YTN과 MBN에도 좋은 기자들이 많다. 순혈주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제작은 외주를 주면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는 23일까지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다음 주부터 징계 및 고소·고발 절차를 밟는 등 본격적인 강경 진압 작전에 들어갈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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