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의 진실,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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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청자는 ‘천안함 영웅’ 추모보다 사건의 진실 원해

▲ SBS '그것이 알고 싶다' ⓒSBS
KBS는 지난 주말 특별생방송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3부로 구성해 내보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등 정치인들은 카메라 앞에서 ‘영웅’들을 위로했다. 천안함 ‘영웅’을 위한 추모음악회도 있었다. KBS는 천안함 사건을 어떻게든 추모분위기로 몰아가는 모양새다. 연일 가슴 찡한 사연만 내보내는 뉴스만 봐도 알 수 있다. 방송은 ‘지금 이 사람들을 추모하지 않으면 몹쓸 인간’이라는 주문을 걸고 있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게 진정 ‘추모’뿐일까? 추모가 가능하려면 우선 사건의 진실을 명확히 밝히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KBS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노력에 소홀했다. <뉴스9>는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는 국방부의 브리핑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 시사프로그램은 어떤가. 일부를 제외하곤 천안함 관련 보도는 없었다. MBC는 지난달 30일 <PD수첩>에서 ‘긴급 취재! 천안함 침몰’이란 주제를 다루고 이어 <시사매거진 2580>(4월 4일 방송)을 통해 ‘침몰, 열흘의 기록’을 방영하는 등 선전했지만 천안함 사건의 의문점을 풀어주기에는 부족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천안함 침몰 미스테리>를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시청률 11.1%) 여태껏 천안함 사태를 추모분위기로만 몰아가던 여느 방송과는 접근 자체가 달랐다. 기뢰나 어뢰에 의한 외부충격을 사고 원인으로 보던 기존의 입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조목조목 근거를 댔다. 군이 감추고 있는 열상감시장비(TOD)의 ‘공백’시간에 대한 의문도 증폭시켰다.

<그것이 알고 싶다> 게시판에는 방송 이후 공감과 응원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 장성환씨는 “뉴스를 볼 때와 완전 다르게 봤다”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권순규씨는 “이번 천안함 사태를 다루는 방송이 부끄럽다”며 “SBS라도 이렇게 진실을 왜곡하지 않고 보도해줘서 다행이다. 2부도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는 시청자가 ‘천안함 영웅’을 추모하는 것보다는 사건의 진실을 원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그것이 알고 싶다> 남상문 책임PD는 “요즘 천안함과 관련해 워낙 불분명한 이야기가 많아서 보다 사실에 근접해 보려했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런 목소리는 오히려 공영방송에서 나와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데 공영방송 KBS는 성금을 모으고 음악회를 여는데 좀 더 비중을 둔다. 반면 민영방송 SBS는 천안함의 ‘진실’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대체 누가 더 공영적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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