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검찰-스폰서 향응 의혹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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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검찰-스폰서 향응 의혹 폭로
“검사 100여명 향응, 일부 성상납도”…현직 검사장 실명 공개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0.04.21 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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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이 전·현직 검사들이 ‘스폰서’로부터 조직적으로 향응과 성 접대를 받아왔다고 폭로해 파문이 일고 있다.

〈PD수첩〉은 ‘법의 날’ 특집으로 지난 20일 ‘스폰서 홍두식(가명), 지난 25년을 폭로하다’에서 전·현직 검사들이 대형 건설사 사장으로부터 25년간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PD수첩〉은 지난 1984년 3월부터 2009년 4월까지 25년간 향응을 제공받은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기록된 문건을 바탕으로 “적어도 100명 이상의 전·현직 검사들이 향응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해당 문건은 1980년대 경남 일대에서 대형 건설 회사를 운영하던 홍두식 사장(가명)이 작성한 것으로, 문건에 기록된 인사들 중 일부는 성 접대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 20일 방송된 MBC ‘PD수첩-스폰서 홍두식(가명), 지난 25년을 폭로하다’편. ⓒMBC
〈PD수첩〉은 특히 방송에서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찰청 감찰부장 등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고위직 인사의 실명까지 공개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방송에 따르면 2003년 부산지검 형사1부장 검사로 재직하던 박기준 지검장은 당시 형사3부장 검사로 재직 중이던 한승철 부장과 함께 8차례 이상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박기준 지검장은 “홍 사장(가명)이 정신 이상자이기 때문에 그의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한승철 검사장 역시 “잘 모르는 사람”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방송을 앞두고 검찰 측에선 〈PD수첩〉에 공문을 보내 방송 재고를 요청하는 등 제작진을 압박했다. 그러나 취재를 맡은 최승호 PD는 “팩트(fact)이기 때문에 방송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PD는 “방송에선 두 명의 실명만 공개했으니,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선 검찰이 내부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X파일’이나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등 여러 차례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검찰에선 내부 감찰이나 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에 권력이 집중돼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다. 이번 방송을 통해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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