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은 파업 장기화에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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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사장은 파업 장기화에 책임져야
[큐칼럼]
  • PD저널
  • 승인 2010.04.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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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MBC가 파업 18일째다. 시간이 지나도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파업의 원인 제공자인 MBC 김재철 사장은 파업 철회만을 되풀이 하고 있다. 노동조합 뿐 아니라 조직의 근간이 되는 국장급, 부국장급 사원들이 최소한의 조치를 요구해도 묵묵부답이다. 항간엔 이번 파업을 계기로 징계와 손배소를 강행해서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것이라고 한다.

MBC 파업 해결을 위해 구성원들이 요구하는 것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김 사장 본인이 약속한 김우룡 전이사장 고소와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다.  MBC노동조합은 김 사장에게 공영방송의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얼마 전까지 김 사장 자신도 최소한의 조치로서 2가지 사항을 약속했던 사항이다. 김 사장은 지난 3월 노조원을 앞에서 “남자의 약속은 문서보다 강한 게 말이다. 약속 지켜지지 못하면 사원들이 저를 한강에 매달아 버리세요”라고 말한 바 있다. 오죽하면 파업 철회를 반복하며 출근을 시도하는 김 사장에게 노조원들이 한강에 가라고 외쳤겠는가?

김 사장은 김우룡씨 고소 건을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있지만 ·‘큰집 조인트’· 발언은 공영방송 MBC 전체의 문제다. 방송의 독립성 수호 의지가 판가름 날 사안을 이제 와서 개인의 명예 문제라고 강변하는 그의 생각은 MBC구성원들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다. 문제를 일으킨 그가 적반하장으로 정치 파업, 불법 파업 운운하며 MBC노조를 협박하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파업을 해소하기보다는 노조를 무력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는 듯하다. MBC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19일 국장단 30여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파업 장기화에 따른 대체 인력 문제와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타 방송사에도 좋은 기자들이 많다. 순혈주의를 고집할 필요 없다. 제작은 외주를 주면 된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23일까지 노조원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다음 주부터 징계와 고소, 고발 절차를 밟는 등 본격적인 강경 진압 수순을 밟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MBC노조의 백기투항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김재철 사장이 30년 MBC 인생에 공영방송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협박과 탄압으로 후배들을 사지로 내몰며 그가 경영할 MBC는 더 이상 공영방송이 아닐 것이다. MBC를 MBC답게 지켜내는 힘은 적어도 최소한 독립성 원칙을 수호하려는 MBC 구성원들의 양심과 단결에 있다고 본다. 김 사장이 ·여의도에 단풍이 들거나 흰눈이 내려도 불법 파업에 대한 엄단 의지는 변하지 않는다고 고집하면 MBC의 상처와 절망만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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