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조인트를 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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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헌 전 위원장, 21일 MBC 촛불문화제서 정권 비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 파업이 21일로 17일째를 맞았다. ‘결자해지’를 촉구하는 안팎의 높은 요구에도 김재철 사장은 여전히 요지부동이고 MBC 사태는 이미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시민들의 지지 손길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저녁에도 어김없이 시민들과 함께 하는 ‘MBC 지키기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우천 관계로 MBC 방송센터 1층 민주의 터에서 MBC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들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나도 유인촌 장관에게 조인트 맞고 나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유인촌 장관에게 ‘조인트’를 맞고 쫓겨났다”고 운을 뗀 뒤, “공영방송 사장이 ‘큰집’에서 조인트를 까였다는 자체가 시대가 거꾸로 가도 한참 거꾸로 간다는 증거”라며 “이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조인트를 까고 있다”고 말했다.

▲ MBC노조의 파업이 17일째를 맞은 21일 저녁 MBC 방송센터 1층 민주의 터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PD저널
김정헌 전 위원장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의해 해임됐다가 법원의 해임 취소 판결로 복직했으나, 최근 2심에서 해임처분 집행정지를 취소함에 따라 다시 위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조인트’는 원래 군대에서나 쓰는 용어다. 따라서 나는 이 정권을 군사독재정권으로 규정한다”면서 “MBC여 영원하라. 〈PD수첩〉이여 영원하라”고 외쳤다.

또한 축하공연을 위해 참석한 가수 권진원 씨는 “정말 안녕하신지요? 너무 힘드시죠?”라고 MBC노조에 인사를 건네며 “좋은 결실을 맺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힘내세요”라고 응원했다. MBC 강변가요제를 통해 가수로 데뷔했다는 권 씨는 “친정집에 온 것 같다”면서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해 환호를 받았다.

MBC 파업 지지 성금 4000만원 넘어서

이어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의 강연과 ‘MBC를 지키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 상영 등 촛불문화제의 열기가 이어졌다. 집회가 끝나갈 즈음 마이크를 잡은 이근행 MBC본부장은 “행복한 밤”이라며 “우리의 싸움이 십리 길이더라도 지치지 않고 가자”고 밝혔다.

“파업 3주째를 맞았다. 나는 어려서 시골에서 자라 학교를 걸어 다녔다. 교문을 나서 집까지 가는 길이 힘들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방법을 찾은 게 길을 짧게 단위로 끊어서 생각하는 거였다. 그렇게 생각하면 십리 길이 멀거나 지루하지 않고 성취감도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싸움이 십리 길인지 모르지만, 그런 마음으로 갔으면 한다.”

그는 “지난주까지는 여러분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를 고민했다. 그런데 이번 주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등을 밀어주는 조합원들을 믿고 가려고 한다. 이 촛불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 모르겠지만, 십리 길을 가듯 하나하나 세면서 가겠다”고 말했다.

▲ 가수 권진원씨가 MBC 촛불문화제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PD저널
한편 MBC노조에 따르면 각계에서 보내온 파업 지지 성금은 20일 현재까지 4200만원을 넘어섰다.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에 출연 중인 이범 교육평론가는 “아이 교육 차원에서도 중요한 파업입니다. 꼭 승리하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30만원을 지원했다. 이범 평론가는 파업 기간 중 출연료를 계속 해서 지원하기로 했다. 또 1985년 구미유학생간첩단사건에 연루되어 14년을 복역한 ‘국내 최연소 장기수’ 강용주씨는 떡 1000인분을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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