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적인 싸움…김재철은 나쁜 사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무기한 단식 투쟁 돌입한 이근행 MBC본부장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지난 26일 “이제 모든 것을 걸고 몸으로 말해 보고자 한다”며 무기한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그는 “수치와 모멸을 곱씹는 시간으로 돌아가느니 차라리 싸우다 죽겠다”면서 “그것이 오늘 MBC라는 공영방송에 몸담고 있는 언론노동자의 운명이고, 회사를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단식 농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이 본부장은 “굶어서 이 싸움을 끝내려는 것이 아니라 쓰러진 다음에 일어나 다시 투쟁하고, 그래서 당당하게 현업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돌아가겠다”면서 새로운 투쟁의 시작을 알렸다.

▲ 이근행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 ⓒPD저널
이 본부장은 “상식적으로 잘못된 걸 바로잡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며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정치적인 문제라면 정치적으로 계산해야 하지만, 우리가 싸우는 이유는 MBC 사장이 자격을 가져야 한다는, 워낙 상식적인 것이다 보니 더 풀리지 않는다”면서 “싸움이 하루 이틀 만에 끝나겠나. 다시 일어나 또 싸우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회사의 행태를 보면 단풍이 떨어지고 눈이 올 때까지 가겠다는 건데, 김재철 사장이 조합과 후배들의 인생을 몰아가는 것 같다. 그래서 나쁜 사람이라는 거다. 다른 사장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동안 MBC 나름의 가치나 전통, 조직역량 등은 존중돼 왔다. 그런데 김재철 사장은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무너뜨리고 있다. 판단의 순간에 있어서도 MBC의 가치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해득실과 자리보전에만 몰두하고 있다.”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MBC의 투쟁에 대한 언론·시민사회의 여론은 호의적이다. 전국언론노조는 28일 연대파업 등 총력투쟁을 결의할 예정이고, 시민들의 파업 지지 손길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근행 본부장은 “우리의 파업 투쟁에 대한 반응이 점점 오고 있다”며 “1~2주 사이에 MBC 투쟁에 대한 여론이 커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지 성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단순한 MBC 총파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들이 주목하고 성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자체가 조직화 되지 않은 시민운동인 셈”이라고 말했다.

파업 4주차를 맞아 MBC노조는 1인 시위 등 대외적인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천안함 정국이 끝나가고, 김재철 사장은 사무실을 임대해 장기전에 들어갔다”며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되, 수위를 높여서 파업 4주차부터는 격렬하게 투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태가 무한정 가진 않겠지만, 이전보다 심화된 건 사실이다. 사측은 민·형사상 조치와 징계 회부 등도 진행한다고 한다. 저쪽은 이미 갈 때까지 간 것 같다. 대오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소극적이지 않게 총력을 기울여 싸워나가겠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