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 “김우룡 고소 우리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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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긴급총회서 결의…김재철 사장 고소 및 불신임투표도

MBC 기자들이 ‘큰집 쪼인트’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를 고소하기로 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이 김우룡 전 이사장에 대한 고소를 이행하지 않는데 대해 “고소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것”이라며 김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직접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또 김재철 사장에 대한 고소와 불신임투표도 추진할 방침이다.

MBC 기자회와 보도영상협의회는 29일 오전 10시 긴급 총회를 열고 “김재철과 황희만을 MBC 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이날 총회에는 취재기자, 카메라기자부터 보직부장과 보도국장까지 보도본부장을 제외한 기자들 전원이 참석을 요구받았으며, 기수를 망라한 140여명이 모였다.

성장경 MBC 기자회장은 이날 오후 집회에서 “10층(임원실)에 있는 대부분이 공교롭게도 보도국 선배들이기 때문에 느끼는 부채의식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기자들이라는 생각에 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6일 열린 보도부문 조합원 총회에서도 “김재철, 황희만 모두 보도국 선배들이다. 우리가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더 강고한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 MBC 기자들이 29일 긴급총회를 열어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왼쪽에서 두번째)에 대한 불인정을 결의하고, 조속한 사퇴를 촉구했다. ⓒPD저널
기자들은 이날 총회에서 김우룡 전 이사장 고소와 기명 성명서 발표 등 다섯 가지 사항을 결의했다. 성장경 회장은 “김재철, 황희만을 불인정하고 조속한 사퇴를 촉구하는 기명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면서 “보도부문 전원 기명을 목표로 현재 성명서 작업 중이며, 오늘 오후부터 간부 사원들을 포함한 전원에게 기명에 대한 동의를 받아 내일(30일) 오전 출근저지 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은 또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을 직접 고소하기로 했다. 성장경 회장은 “김재철을 사장으로 불인정한다고 결의한 만큼, 더 이상 MBC의 대표로서 김우룡 전 이사장을 고소할 생각이나 능력이 없다고 보이는 만큼, 기자들이 명예훼손을 당하고 모욕감을 느낀데 대해 고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소장 초안은 29일 중으로 완성될 예정이며, 이에 대해 기자들 개개인의 동의와 서명을 받아 이르면 내일 고소장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총회에선 김재철 사장을 고소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성 회장은 “내용과 형식 등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중”이라며 “가능하면 김우룡 전 이사장을 먼저 고소하고, 다소 시간이 늦어지겠지만 김재철에 대해서도 고소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자들은 또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1인 시위와 사장 불신임투표도 진행키로 했다. 당장 29일 오후부터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임시 집무실이 위치한 구 MBC 경영센터 건물 앞에서 2인씩 조를 이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또한 김재철 사장에 대한 불인정을 직접 데이터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노조나 다른 직능단체들과 협의를 거쳐 불신임투표를 진행할 방침이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이 29일 오후 집회에서 파업 투쟁가를 부르고 있다. ⓒPD저널
성장경 회장은 “이 모든 것은 이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함”이라며 “퇴로를 찾기 위한 방법이 아니라, 도망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뚫을 길을 찾기 위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편으로 “왜 보도부문이 나서서 그러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성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나 보도영상부문에는 노조원이 아닌 사람들이 많다.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직능단체인 만큼, 여기서 힘을 모으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노조원이 아니거나, 노조원이지만 보직을 맡고 있어 파업에 동참할 수 없는 사람들도 마음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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