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PD “권력과의 싸움은 MBC의 운명”
상태바
최승호 PD “권력과의 싸움은 MBC의 운명”
“검사는 취재 어려운 직종…MBC, PD수첩이기에 가능했다”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0.04.29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MBC라는 매체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너무나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이 매체를 장악하려는, 좌지우지 하려는 시도는 예전에도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결국은 싸울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 아닌가 한다.”

전·현직 검사들이 조직적으로 향응과 성 접대를 받아왔다는 의혹을 폭로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MBC 〈PD수첩〉 ‘검사와 스폰서’편의 최승호 PD가 4주차를 맞은 MBC노조의 파업에 대해 “MBC와 〈PD수첩〉이 지켜온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승호 PD는 ‘검사와 스폰서’편 이후 처음으로 MBC노조와 인터뷰를 갖고 취재 후일담과 MBC 파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최 PD는 “방송을 앞두고 박기준 부산지검장이 ‘싸이드’로 경고를 하긴 했지만, 프로그램을 하면서 겪는 일상적인 압력 외에 심각하게 고려할만한 외압은 없었다”면서 “다만 검사라는 직종이 참 취재하기 어려운 직종이란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 최승호 'PD수첩' PD가 MBC노조와의 동영상 인터뷰에서 '검사와 스폰서'편 취재 후일담과 MBC 파업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관련 영상은 MBC노조 홈페이지(www.saveourmbc.com)에서 볼 수 있다.
그는 이번 〈PD수첩〉 방송이 “MBC이기에, 〈PD수첩〉이기에 가능했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MBC 단체협약 상의 공정방송조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정방송조항에 제작의 실무와 관련된 책임과 권한을 국장이 갖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말하자면 사장이나 본부장이 ‘검사와 스폰서’ 방송을 하지 말라든지 내용을 바꾸라든지 지시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국장이 방송을 하겠다고 하면 그대로 취재가 되고 방송되는 상황이다. 이런 시스템은 굉장히 소중한 부분이다. 이게 있기 때문에 ‘검사와 스폰서’ 방송이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 단체협약과 공정방송조항이 굉장히 중요하다.”

〈PD수첩〉의 생명을 “외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라고 요약한 그는 “어떤 것에도 물러서지 않고 겁이 나서 뒷걸음질 치지 않는 것이 〈PD수첩〉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PD수첩〉 15주년 특집 방송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저희는 실력이 모자라서 제대로 취재를 못한 적은 많지만 외압에 휘둘려서 취재하고 방송해야 할 것을 하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국민만을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바로 그 방송을 보고 다음날 아침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문제를 제보해준 것이다.”

▲ 최승호 'PD수첩' PD가 MBC노조와의 동영상 인터뷰에서 '검사와 스폰서'편 취재 후일담과 MBC 파업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관련 영상은 MBC노조 홈페이지(www.saveourmbc.com)에서 볼 수 있다.
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2004년 파업을 이끌기도 한 최 PD는 이번 MBC노조 파업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MBC가 지켜온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고, 그것이 프로그램을 하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지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파업을 통해서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싸움의 결과가 앞으로 MBC의 정신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5일째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 대해 “굉장히 자랑스럽다. 발랄함 가운데 낙관적으로 서로 뭉쳐서 이야기하고 즐겁게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것들이 MBC의 정신을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당장 승리로 다가오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것이 MBC의 자양분으로서, MBC에 보약이 될 것”이라며 박수를 보냈다.

한편 그는 ‘검사와 스폰서’ 방송 이후 관련 제보들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후속 프로그램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