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격 서비스 1년 4개월…‘콘텐츠 수급’ 여전히 난제

국내 IPTV 실시간 시청 가구수가 200만을 넘어섰다. IPTV 상용서비스가 본격 실시된 지 1년 4개월 만의 일이다. 그러나 콘텐츠 부족 문제의 해결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회장 김원호, 이하 코디마)는 KT와 SK브로드밴드, LG텔레콤 등 IPTV 3사가 집계한 실시한 가입자가 지난 24일 오후 200만명을 돌파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VoD 가입자를 합한 전체 IPTV 가입자는 265만여 명이다.

IPTV 업계는 다른 뉴미디어가 가입자 수 200만을 달성하는데 5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며 대표적인 방송·통신융합서비스로 자리매김 했음을 방증한다고 의미를 전하지만, 방송가 안팎에선 정부의 집중 지원과 대형 통신사들의 대대적인 마케팅의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함께 올해 전국 1만 1000여개 학교에 IPTV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IPTV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때문에 IPTV 업계가 내년 초 가입자 수 400만 돌파를 낙관하는 것과 달리, 방송가 내부에선 현재의 성장세가 계속될지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200만번째 실시간 IPTV 가입자 전혜경씨(사진 가운데)가 지난 28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김원호 한국디지털미디어산언협회 회장(사진 왼쪽)과 이주식 SK브로드밴드 뉴미디어사업부문장으로부터 42인치 대형 LCD 모니터 등을 증정받고 있다.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
우선 IPTV 가입자 증가 속도는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코디마 자료에 따르면 IPTV 실시간 가입자가 100만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이었고, 2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 150만을 돌파했다. 그러나 가입자 200만을 돌파하는 데는 4개월이 걸렸다.

이 같은 둔화세는 결국 ‘볼거리’, 다시 말해 콘텐츠 부족 때문이라는 게 방송가 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2012년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변화의 가능성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케이블TV는 난시청 해소 명목으로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받고 있다. 그러나 IPTV는 콘텐츠를 제공받기 위해 지상파에 대가를 지불해야 하고, 결국 풍성한 콘텐츠의 보장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로 국내 프로야구와 영국 프리미어 축구, 골프 등 스포츠 콘텐츠가 부족하다. 코디마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스포츠 중계 관련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5월 중 가시적인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IPTV에는 지상파 계열 PP(채널)도 론칭돼 있지 않다. IPTV 업계는 지상파 계열 PP가 케이블TV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콘텐츠동등접근권(PAR) 조기 도입을 주장한다.

IPTV법 시행령의 콘텐츠동등접근 규정은 방통위가 지정한 주요 방송 프로그램을 모든 IPTV 사업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케이블 업계는 플랫폼이 다르면 콘텐츠도 달라야 하는데, IPTV 업계에서 PAR를 내세우는 건 출혈경쟁을 하자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콘텐츠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PTV 업계는 오픈 콘텐츠 마켓의 활성화를 대책으로 내놓고 있다. 오픈 콘텐츠 마켓은 전문 프로그램 제작자만이 아니라 일반인, 학생 등과 같은 소비자가 생산자 역할을 하는 프로슈머(prosumer) 시스템으로 KT는 지난 2월 ‘QOOK 오픈 서비스’를 시작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텔레콤 역시 유사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IPTV 업계는 이를 통해 콘텐츠를 늘리면서 수급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중소 사업자에게도 이 서비스를 개방하고 있다. 그러나 오픈 IPTV의 콘텐츠가 시청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를 화면상에서 주문·결재해 구입할 수 있는 것인 IPTV 서비스의 최대 장점이면서도 현재 이 같은 쌍방향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IPTV 업계는 “현행법으로 이 같은 T-커머스가 원천 봉쇄돼 있는 게 문제”라며 “규제 완화만 되면 IPTV는 도약의 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콘텐츠 개발에 대한 노력을 강조하고 있다.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