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MBC ‘통폐합 반대’ 투쟁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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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2개월째 임금 체불·조직개편…“광역화 위해 조직 파괴”

김재철 MBC 사장의 마산-진주MBC 통합 사장 임명으로 촉발된 진주MBC의 통폐합 반대 투쟁이 장기화 되고 있다. 일방적 광역화에 반대하며 52일째 김종국 겸임 사장 출근저지 투쟁 중인 전국언론노조 진주MBC지부(지부장 정대균, 이하 진주MBC노조)는 최근 MBC 본사 주도로 실시된 조직개편과 임금 체불에 반발하며 총력 투쟁을 벌이고 있다.

MBC 본사 관계회사부는 지난 28일 조직개편과 함께 보직 간부 10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대해 진주MBC노조는 “김종국의 진주MBC 조직 파괴 및 노조의 정당한 쟁의 행위에 대한 심각한 도발”이라고 반발하며 원천무효를 선언하는 동시에 이번 인사에 따른 보직간부의 어떤 지시사항도 거부하는 불복종을 결의했다.

진주MBC노조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는 김종국 사장이 아닌 MBC 본사 관계회사부장 명의로 실시됐다. 기존의 보직자들은 대부분 물갈이 됐으며, 차장급이 경영국장에 임명되는 전례 없는 인사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대균 진주MBC지부장은 “겸임 사장과 강제 통폐합을 반대하는 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와해시키기 위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진주MBC는 지난 29일 비상 사원총회를 열어 “이번 인사는 인사권자의 이름이 없고 조직개편을 위한 서류 절차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노조원과 비노조원이 참여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 김종국 마산-진주MBC 겸임 사장이 지난 28일 진주MBC로 출근을 시도하다 노조원들의 저지에 가로막혔다. ⓒ진주MBC노조
박민상 진주MBC노조 사무국장은 “인사는 법인대표 명의로 이뤄지거나 사장의 명령에 따라 경영국장이 실시해야 하는데 이번 인사는 ‘주체’가 없는 인사일 뿐만 아니라, 보직자 인사의 경우 사전 면담이나 협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 단체협약에도 위배된다”며 “절차 위반이자 단협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 포함된 일부 간부들은 사전에 본인 동의를 구하지 않은데다 부서별 업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인사가 진행됐다며 보직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진주MBC 직원들의 임금이 2개월째 체불되면서 내부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4월 30일 현재 지난 3월분 월급과 4월분 정기 상여 및 월급이 모두 지급되지 않았다. 진주MBC노조가 “본사 주도의 일방적인 통폐합을 위해 내려온 겸임 사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달 11일부터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김종국 사장은 “출근해서 결재하겠다”며 임금 지급을 사실상 미뤄왔다. 김 사장은 최근 사내메일을 통해 “노조의 방해로 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종국 겸임 사장은 앞서 지난 23일 마산MBC에서 월급의 100%를 일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진주MBC 주주총회에선 진주와 마산이 법적 실체가 다른 개별법인(독립채산제)이므로 임원급여 지급과 관련해 각 사가 개별적으로 기본 월봉의 50%를 지급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에 진주MBC노조는 “진주MBC에서 월급을 받으려면 직원들의 월급을 줘야 하기 때문에 마산에서 일괄지급 후 진주에 청구라는 편법을 쓴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민상 노조 사무국장은 “김종국 사장이 30일 그동안 밀린 임금을 지급한다고 하고선 법인 인출을 막는 등 다시 또 우리를 기만했다”며 “다음달 3일 총회를 열어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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