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독립의 역사, MBC 파업 한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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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독립의 역사, MBC 파업 한 달
[큐칼럼]
  • PD저널
  • 승인 2010.05.0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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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노조)는 방송독립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MBC노조의 이번 파업은 92년 52일 동안 진행된 파업에 이어 MBC 역사상 두 번째로 긴 파업이다. 그리고 이근행 본부장은 사측의 탄압에 맞서 “이제 몸으로 말할 때가 된 것 같다”며 4월 26일 단식에 돌입했다. 이근행 본부장이 단식에 돌입하자 91~97사번 차장급 사원 60명이 집단적으로 동조 단식에 들어갔고, 2004년 입사자 8명도 “목숨 걸고 온몸으로 싸우는 위원장과 선배들의 단식 투쟁을 그냥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며 단식에 동참했다. 방송 장악을 저지하려는 뜨거운 열기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이번 파업 한 달 동안 우리는 노조를 무력화시키고 방송 장악을 완성시키려는 정권과 사측에 대한 투쟁의 정당성을 절실하게 체험했다. MBC 내부의 강고한 단결과 투쟁이 방송 독립의 마지막 상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 파업이 노동조합의 이름을 넘어선 다양한 MBC 구성원들의 이름으로 불퇴전의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파업 직후부터 시작된 MBC 사내 직능단체들의 성명 발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거의 모든 부문의 단체들이 성명을 낸 데 이어 5월3일에는 80년대 입사한 기자에서부터 2000년대 입사한 기자까지 보도부문 사원 252명이 기명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더 이상 김 선배(김재철)를 선배로 인정하지 않겠다. 물론 MBC의 사장으로도 인정하지 않겠다”며 김재철과 황희만에게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 방송장악에 부역하는 낙하산 사장과 임원은 MBC내에서 철저하게 고립되고 있다.

MBC를 지켜내기 위한 시민들의 참여도 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매주 MBC에서 개최되는 ‘MBC 지키기 촛불문화제’에는 시민들의 참여가 끊이질 않고 있고, MBC본부의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이 홍보 한 번 하지 않고 5월 3일까지 1억1813만원이나 모아졌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촛불문화제 때 소개되어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은 ‘파업 뉴스데스크’는 인터넷에서 15만 건 조회를 기록하는 등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앞으로 정권과 사측이 탄압이 심해질수록 더 많은 국민들이 공영방송 MBC를 지키기 위해 애정과 관심을 모아줄 것이다. 정권과 사측이 방송장악을 멈추지 않고 노조 탄압에만 골몰한다면 거대한 민심의 파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MBC의 의로운 투쟁이 결코 외롭지 않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 MBC 구성원들이 흘린 땀과 눈물을 닦아주고 힘을 주는 일이야말로 인간의 도리요, 시민의 의무다. 우리의 염원이 MBC 지키기에 모아짐으로써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수호될 것이다. MBC 파업 투쟁을 ‘우리의 싸움’으로 생각하며 승리하는 날까지 함께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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