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지금 웹 다큐멘터리 열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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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방송가에 웹 다큐멘터리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독일과 프랑스의 합작 방송사인 아르테TV(ARTE TV)의 웹사이트를 통해 소개된 <프리종 벨리>(Prison Valley)가 언론과 네티즌들에게 호평을 받으면서 2007년도부터 실험적으로 제작되던 웹 다큐멘터리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프리종 벨리>는 미국 콜로라도주 케논시티의 교도소 산업을 주제로 한 웹 다큐멘터리다. 다비드 듀프레슨과 필립 부로라는 두 명의 저널리스트가 1년 6개월 동안 취재해 제작했다. 13개 교도소에 7731명의 죄수들이 수감돼 있는 인구 3만 6000여명의 케논 시티에서 교도소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도시 대부분의 산업은 교도소와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프리종 벨리>는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죄수들의 생활과 교도소 관련 산업으로 살아가고 있는 4분의 3의 케논 시티 사람들의 일상, 그리고 그들의 동거를 통해 만들어지는 교도소 산업의 이면을 한 편의 로드무비처럼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웹 다큐멘터리의 장점은 무엇일까. <프리종 벨리>의 시청자들은 케논 시티의 한 호텔에 가상으로 자신의 방을 예약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장소를 방문할 수 있고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출연자들과 채팅도 할 수 있다. 통상의 TV 다큐멘터리가 시간 제약의 문제로 다 공개하지 못했던 취재 과정과 다양한 사진도 보여줄 수 있고, 논쟁이 되는 사안들에 대한 충분한 해석과 설명의 부연도 가능하다.

이런 일들이 가능해지면서 <프리종 벨리> 웹사이트에서는 교도소 민영화 문제에 대한 시청자들의 논쟁이 불붙고, 프랑스 교도소 수감 현실과 문제점에 대해 장 마리 복켈 법무부 차관이 네티즌과 채팅으로 직접 대화를 나누는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언론들은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기존의 다큐멘터리의 형식을 바꾸어 가는 시작이 바로 웹 다큐멘터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5(France5)의 필립 빌라미자마 국장은 “프랑스 공영방송이 웹 다큐라는 창조적이고 새로운 분야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르테TV가 웹 다큐멘터리 <가자-스델롯>(Gaza-Sderot)을 처음 선보였을 때 모든 사람들이 그 얘기만 했던 것을 잊지 말고 웹 다큐에 대한 제작과 투자를 늘려야 한다 ”고 주장했다. 프랑스5는 웹사이트에 ‘21세기를 이해하기 위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주제로 24개의 웹 다큐멘터리를 편성하고 있다.

웹 다큐멘터리 지원과 공동제작에 가장 적극적인 방송사는 아르테TV다. 아르테TV가 공동 제작한 웹 다큐멘터리들의 성공은 노령층 시청자들 위주의 방송사라는 기존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게 했다. 이에 힘입어 아르테TV는 매년 6~10편의 웹 다큐멘터리 제작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뿐 아니라 신문사도 웹 다큐멘터리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 프랑스=이지용 통신원/ KBNe FRANCE 책임 책임프로듀서

프랑스의 대표적인 정론지 <르 몽드>도 웹사이트를 통해 웹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고 있고, 이 중 중국 광부들의 이야기를 다룬 <석탄여행>은 많은 인기를 끌었다. 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풍부하고 깊은 영상과 해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참여와 논쟁의 장을 제공하는 웹 다큐멘터리는 수익 모델만 잘 확보한다면 다큐멘터리의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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