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KBS 사장 취임 후 예산 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사장 개인의 피트니스센터 회원권부터 한층 화려해진 사내행사까지 용처는 다양하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김 사장이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가 18일 발행한 특보에 따르면 김인규 사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체력 증진’을 위해 여의도 모 고급 피트니스 센터 회원권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이 되려면 보증금 2500만원에 연 이용료 250만원을 내야하는 ‘최고급’ 시설이다.
KBS본부는 또 김 사장이 사장실에 소파와 의자를 구입하는데 2100만원, 마감재 시공과 커튼 교체에 1300만원을 썼고, 취임 기념 트리를 제작하는데 2000만원의 예산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900만원에 달하는 일본 최고급 안마의자를 구매한 사실도 덧붙였다.
임원·이사도 씀씀이 커져 … 이사회 6명 일주일 해외출장에 7300만원
뿐만 아니라 김인규 사장 취임 후 임원·이사들의 씀씀이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KBS본부에 따르면 이길영 감사는 집무실 내 화장실을 설치하면서 1000만원을 사용했고, 집무실 환경개선에 998만원, 소파 구매에 600만원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임원실이 있는 KBS 본관 6층은 지난 4월부터 2억원을 들여 대규모 환경 개선 공사를 단행했다. 침대와 소파를 교체하는 데도 4300만원이 들었다. 손병두 이사장을 비롯한 KBS 이사와 전문위원 등 6명은 지난달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일주일간 7300만원을 썼다.
내부행사 예산, 전임 사장 땐 50만원 김인규는 2100만원
시무식·직원조회 등 사내 행사도 전임 사장 때와 달리 예산 지출이 크게 늘었다. 정연주·이병순 전 사장 때는 내부 행사에 플래카드 제작비용 50만원만 사용했지만, 김인규 사장취임 후 KBS는 사내 행사에 1500~2100만원의 비용을 쓰고 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또 ‘부실 논란’을 겪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경영진단에 24억원을 사용하고, KBS본부의 교섭 응낙 가처분 비용으로 3000만원을 지출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예산 낭비’ 사례로 꼽았다.
새노조 “수신료 올리겠다고 호언장담 했으면서…”
특보에서 KBS본부는 “공영방송 재원은 모두 시청자에게 나오므로 집행에 있어 엄격해야 함은 두 말 하면 잔소리”라며 “현재 KBS 간부들의 씀씀이는 적정한 수준을 넘어 흥청망청”이라고 꼬집었다.
KBS본부는 또 “수신료를 올리겠다고 호언장담한 사장이라면 국민의 세금과 같은 수신료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작금의 행태는 내 돈 아니니 쓰고 보자는 것으로 밖에는 볼 수 없다. KBS의 미래도 수신료의 미래도 캄캄하기만 하다”고 낙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