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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명의> ⓒEBS
▲EBS <명의> / 21일 오후 9시 50분

내용간이식, 조각으로 삶을 잇다-이식외과 전문의 조재원 교수

방영환씨는(여 68세) 간염도 없고 달리 간질환 증상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간성혼수 상태에 빠졌다. 올 초부터 복용했던 결핵약이 간에 독성을 일으켰고 뇌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것이다.
당장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했다 .가족들은 봄날,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았다. 중년의 아들이 어머니에게 부분 간이식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런데 수술 준비를 하던 중에 뇌사자가 발생했다.
아들의 <부분 간> 대신 젊은 뇌사자의 <건강한 간>이 이식됐고
방영환 환자는 의식을 회복했다. 그녀는 올해 파농사 지을 궁리를 하며 재활 치료중이다, 이 봄, 한 달 사이에 일어난 이 일은, 그녀의 인생에서 한편의 드라마처럼 극적이었다.

우리 몸의 화학공장이라고 불리는 간, 해독작용과 면역작용을 한다.
간은 반 이상 기능이 저하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간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손상이 심각한 상태다. 그래서 간을 ‘침묵의 장기’ 라 하기도 한다.

한기현(남, 41세)씨는 B형간염으로 인한 간경변 환자다.
작년 6월 정기점진 중 B형 간염 사실을 알았다.
올 초부터 심해진 어지럼증과 구토로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간경화가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기현씨도 간이식 외에는 치료방법이 없었다.
막내 동생 기홍씨가 선뜻 형에게 간을 준다고 했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막내동생이라 마음에 걸리지만, 기현씨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

생체간이식의 경우, 혈액형과 간의 크기가 맞아야 하고, 공여자의 60% 이상을 절제해야한다. 조재원 교수는 평균적으로 수혜자 체중의 0.8%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공여자인 동생의 체격을 고려, 0.76%만큼의 간으로 수술을 성공시켰다.
생체 간이식에서 담도계 합병증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수술 방법을 고안하기도 한 조재원 교수. 한 해 동안 진행하는 수술이 약 140건, 이틀에 한번 꼴이지만 사망률은 5% 미만이다. 2005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장기이식팀 교수들이 조재훈교수 팀을 찾았다. 생체간이식 수술법 연수를 받기 위해서였다.
10년 전 그에게 처음 간이식연수를 시켜줬던 은사도 연수팀에 섞여 왔다.
생체 간이식에서 그는 스승과 제자 사이를 역전시켰다.

간은 인생의 기록이다. 일상 속, 술과 담배 과로는 간 안에서
해독과 재생을 반복하다가 그 기능이 완전히 상실할 때쯤 신호를 준다
그 신호는 죽음과 함께 위협적으로 갑자기 찾아온다.
간이식, 조건은 어떤 장기보다 까다롭지 않고, 생존 확률도 높다.
하지만 환자의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간을 정확하게 절제해내는 것, 그것이 간이식 성공을 가름한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조재원 교수는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생명을 재단해낸다. 낮에 간을 쪼이고도 밤새 다시 재생되는 프로메테우스의 간처럼, 새 간을 얻고 새 삶을 다시 써나갈 수 있는 , 간이식

조재원 교수, 그는 오늘도 수많은 인생에게 반전드라마를 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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