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고은의 예능의 정석]200회 맞는 MBC 〈무한도전〉

‘리얼 버라이어티’의 원조 MBC 〈무한도전〉(연출 김태호·김준현·조욱형)이 29일 방송 200회를 맞는다. 2005년 4월 23일 〈무모한 도전〉으로 출발, 〈무리한 도전〉, 〈무한도전-퀴즈의 달인〉 등을 거쳐 비로소 2006년 5월 6일 ‘완전체’로 독립한 〈무한도전〉이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순간이다.

〈무한도전〉은 대한민국 예능을 넘어 방송계의 새로운 패러다임 그 자체다. KBS 〈해피선데이〉 ‘1박2일’과 ‘남자의 자격’,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 등 ‘리얼 버라이어티’의 산파 역할을 한 것은 물론이요, 하루가 다르게 트렌드가 변화하는 방송계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오는 29일 방송 200회를 맞는 MBC '무한도전' ⓒMBC
한때 〈무한도전〉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표절 시비나 일부 출연자를 둘러싼 구설수 등은 이제 ‘추억’이 됐다. 이제 〈무한도전〉은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기준이자, 다른 리얼 버라이어티들이 추구하는 목표이고, 비교 자체가 어려운 성질의 ‘아이콘’이 됐다.

‘봅슬레이’, ‘벼농사’ 특집과 같은 대형 프로젝트부터 ‘의좋은 형제’, ‘죄와 길’ 같이 소소한 축에 속하는 에피소드까지, 〈무한도전〉은 이제 어떤 과제든 도전할 수 있는 내공을 갖췄고, 또한 무엇을 다루든 특유의 방식으로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뛰어넘고 있다. 매번 ‘역시 무한도전’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 한계에 스스로를 가둬두지 않고 번번이 기분 좋게 우리의 예상을 배반한다.

이런 〈무한도전〉을 가능케 한 일등공신 중의 한 명은 바로 김태호 PD다. 〈무한도전〉을 통해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며 셀러브리티의 반열에 오른 김태호 PD. 그가 대한민국 방송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연출자 중 하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무한도전〉은 특정한 ‘창조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강하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 등 7명의 멤버와 김태호 PD를 비롯한 스태프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로서 〈무한도전〉을 구성하고 있고, 이들은 함께 성장하며 진화하고 있다.

멤버들은 촬영이 끝나고 자체 회의를 통해 평가의 시간을 갖고, 1회분 방송을 위해 1주일간의 촬영을 마다하지 않으며,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자비를 털고 시간을 내어 방송에 임한다. 이제 그들에게 〈무한도전〉은 한 편의 방송 그 이상이 된 것이다.

그런 〈무한도전〉에 있어 200회란 그저 숫자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천안함 사고와 MBC노조 파업 등으로 두 달여를 갈증에 시달려야 했던 시청자들에게 지난 5년여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무한도전〉을 미리 그려볼 이번 200회 특집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듯하다.

▲ '무한도전' 200회 특집의 한 장면. ⓒMBC
〈무한도전〉은 29일 시청자들이 직접 뽑은 최고, 최악의 특집을 공개하는 ‘무한도전 최고 vs 최악의 도전’에서 촬영 뒷이야기는 물론, 최악의 특집으로 뽑힌 세 가지 특집의 종합판 ‘인도+여자+좀비’편을 통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 지난 2007년 ‘네 멋대로 해라’ 특집에서 박명수를 완벽하게 흉내 냈던 유재석이 이번에는 1인 7역에 도전하고, 미래의 〈무한도전〉을 미리 내다보는 ‘무한도전 2000회 특집’ 등도 선보인다. 멤버들이 미래사회에 대한 바람과 각자의 생각들을 전하는 ‘2000회 특집 무한뉴스’도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활자로 전하는 〈무한도전〉 ‘프리뷰’는 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언제나 ‘당신이 상상하는 것 이상을 보게’ 해주는 〈무한도전〉이 아니던가. 〈무한도전〉의 200회를 축하하고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을 미래의 〈무한도전〉을 응원하고 싶다면, 29일 오후 6시 30분 채널을 고정하자.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