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2달간의 결방이었다. 200회 녹화는 4월 3일이었다. 하지만 천안함 추모기간으로 방송 연기, 그 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이하 MBC노조)의 파업으로 연기, 연기, 연기…. 주변사람들은 <무한도전> 없는 주말이 허전하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난 22일 199회 방송은 재미보다는 ‘감회’가 새로웠다. 그리고 29일 ‘200회’, 돌이켜보면 여기까지 오기 위한 시간들이 쉽지는 않았다.
200회 특집의 주제는 ‘감사’였다. ‘17%’의 시청자들에 대한 감사, “재방도 재밌다”며 파업기간 동안 <무한도전>을 응원해준 시민들에 대한 감사였다. 2008년 정권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보수단체에게 ‘좌파예능’이란 공격을 받았고, 그 후 다른 예능에 비해 심의에 걸리는 경우도 많았다. <무한도전>을 ‘깎아내리는’ 기사들은 주말마다 올라왔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이 예능 최강자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시청자의 끝없는 지지 때문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이 “200회까지 온 데에는 시청자의 힘이 컸다”고 말한 건 빈말이 아니었다.
200회 ‘감사’특집은 유재석의 1인 7역으로 시작했다. 유재석은 ‘1인자’답게 솔선수범해서 망가졌다. 그는 팀 ‘무한도전’과 시청자를 연결하는 끈이다. ‘기부가 좋다’ 코너는 예능에서 흔히 등장할 수 없는 소재인 기부를 끌어와 웃음을 선사했다. 최근 사비를 털어 무한도전 촬영에 임한다는 멤버들 소식이 떠오르자 “출연료는 이미 넘어갔다”며 웃는 홍철이가 멋있어 보였다.
“비인기 스포츠에 도전하고,
1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사진을 찍어 기부하는 일들이
예능프로그램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순간
아무것도 새로워질 건 없다
우리는 믿는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200회 특집 유재석의 내레이션 중)
<무한도전>은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등 예능스타를 보유한 강팀이지만 예능에서의 마음가짐은 늘 ‘언더독(Underdog)’이란 느낌이 든다. 한국에서 성공한 예능을 보면 ‘다 일본에서 가져온 것이더라’는 조롱 속에서 <무한도전>만큼은 과거 어떤 포맷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기획을 계속해왔다. 탄생부터 200회까지가 거대한 도전이었던 셈이다. 김태호 PD는 ‘꼬리잡기’, ‘돈 가방을 갖고 튀어라’, ‘봅슬레이’특집 등 시청자들에게 최고로 평가받은 작품들 앞에서도 “최고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의 열정에 영광이 있기를! 이제 ‘인도여자좀비특집’에 도전하는 201회 <무한도전>을 기다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