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KBS ‘한나라당 외압’ 결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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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특집, 방송금지가처분 후 방송 취소 … "정치세력에 항복한 것"

KBS 울산방송국이 예고 방송까지 내보낸 프로그램을 한나라당의 항의를 받고 결방했다는 의혹이 일어 논란이다. 울산 KBS는 지난달 27일 방송 예정이었던 <지방자치 20년 특별기획 - 울산과 지바, 두 도시 이야기>를 하루 전에 결방키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장을 제대로 견제·감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을 다룰 예정이었으나, 예고 방송이 나간 후 한나라당 울산시당이 지난달 25일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자 울산KBS는 이튿날 결방을 결정했다.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특집방송을 제작한 김용진 기자는 “법원 결정이 나기도 전에 결방을 결정한 것은 간부들이 무기력하게 특정 정당의 항의를 받아들인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 기자는 지난달 27일 사내게시판(코비스)에 올린 글에서 “방송내용에 불만을 품은 정치 세력이 막연한 사유를 들이대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KBS가 적절히 대응도 하지 않고 항복한 최악의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내 “사측과 한나라당이 사전에 프로그램 결방을 놓고 모종의 협의가 있었는지 의심이 가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사장의 사과와 울산방송국장의 문책을 요구했다.

한국기자협회 울산KBS지회도 지난달 28일 성명에서 “예고편까지 나간 방송이 결방된 것은 시청자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사측 “선거 영향줄 수 있다고 판단 … 외압은 없다”

울산KBS는 ‘한나라당 외압 의혹’을 부인하며 해명에 나섰다. 담당 데스크인 조한제 기자는 1일 오전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난달 25일 가편집안을 받아보고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한나라당 가처분 신청과 관계없이 자체적인 데스크 기능에 따라 방송 연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조 기자는 또 “한나라당 가처분 신청을 알게 된 것은 지난달 25일 오후이고, 울산방송국 간부들이 해당 프로그램의 방송 적절성 여부를 검토한 것은 22일부터”라며 “결방 결정은 한나라당 외압과 상관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홍일 울산방송국장은 두 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모두 “회의 중”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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