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사 설립, 지자체 상대 돈 벌겠단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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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지사 설립, 지자체 상대 돈 벌겠단 속셈”
MBC노조 ‘졸속 조직개편’ 비판…“앵벌이 기자가 되라는 건가”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0.06.0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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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MBC
MBC가 경기·인천지사를 설립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원칙도 준비도 없는 졸속개편”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MBC는 지난해 3월 비상경영에 따라 축소됐던 일부 조직의 확대와 경인지사 설립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1실 6본부 16국(단) 91본부(팀)로 축소됐던 조직이 1실 7본부 22국(단·실·지사) 95부(소)로 확대됐다. 아나운서실, 스포츠기획제작부, 영상미술센터 등이 국으로 환원됐고, 글로벌사업센터와 신사옥선설센터는 각각 본부와 국으로 확대됐다. 또 법무노무부, 신사옥방송기술부, 뉴미디어사업부 등도 신설됐다.

핵심은 경기·인천지사의 신설이다. 수도권이 인구수나 지자체 예산규모에서 서울을 능가하므로 이 지역 시청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게 MBC측 설명이다. 그러나 MBC노조는 “실제적으로 경인지역 지자체, 지역기업을 대상으로 돈을 벌겠다는 속내”라며 비판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는 3일 발행된 특보를 통해 “한마디로 경인지역과 관련된 보도 및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하고 지자체 협찬수익을 챙긴다는 계획”이라며 “이는 방송의 공영성과 공정성을 팽개친 채 ‘땡기는 뉴스’를 만들고 ‘앵벌이 기자’가 되라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인력배치 문제도 논란이다. MBC측은 경인지사장과 사업관리 인력 1명을 제외하고 7명의 취재기자를 경인지사에 상주시킨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MBC 보도국에는 4명의 수도권 주재기자가 있어 수도권에만 11명에 달하는 기자가 상주하게 되는 셈이다.

MBC노조는 “자치단체 홍보해주고 협찬수익 올리는 기자를 두는 것도 문제지만, 도대체 이 많은 인력을 어떻게 채운다는 건지 알 길이 없다”면서 “사측은 조합의 질문에 자원자를 찾아보고 없으면 발령을 내겠다고 답했다. 해당 기자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들에 대한 지휘라인도 문제로 지적됐다. MBC측은 경인지사 기자들이 부사장과 국장급 지사장의 직접 지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노조는 “이들이 쓰는 기사는 보도국장의 지휘아래 방송되는 뉴스에 나가는데, 정작 취재와 기사작성은 지사장의 지시를 받는다니, 앞뒤가 안 맞아도 이렇게 안 맞을 수 있는가”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경인지사가 그렇게 중요하다면서도 어떻게 이처럼 기초적인 문제점조차 대안을 내놓지 않고 시작을 하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경영진은 나중에 문제되면 다시 없애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잘못된 판단에 따른 피해는 우리 MBC 구성원 모두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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